자리 매김
외래어 아닌 외국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국어의 현실에서 우리 것을 살려 쓰려는 움직임을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주 눈에 띄는 '자리 매김'이란 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매기다'는 차례·값·등수 따위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자리 매김'은 '자리를 정한다'는 뜻이겠죠? 예를 들면 '사투리를 어떻게 자리 매김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라는 문장은 '사투리의 자리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향토색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으로 볼 것인가, 단지 비표준어로 치부할 것인가'하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리 매김'이란 말을 널리 쓰게 되면서 조금 어색한 문장도 종종 보게 됩니다.
''엽기'라는 단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했다.'
이 문장을 줄여서 다시 써 보면 ' '엽기'라는 단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겼다'가 될 텐데 '-를'에 해당하는 말이 빠져 어색합니다. 이 경우는 '자리 매김했다'보다는 '자리 매겨졌다'나 '자리 잡았다'로 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손예진은 중국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 '클래식'을 통해 한류 스타로 자리 매김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리잡았다'로 바꾸는 게 낫습니다. 사람이 적절한 자리를 찾지 못하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듯이, 단어 역시 있을 자리를 잘 찾아야 뜻이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558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217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7081 |
2050 | 시라소니 | 바람의종 | 2010.01.09 | 8187 |
2049 | 시들음병/시듦병 | 바람의종 | 2011.11.20 | 11144 |
2048 | 시도하다 | 바람의종 | 2012.07.23 | 8590 |
2047 | 시덥지 않은 소리 | 바람의종 | 2010.10.30 | 9641 |
2046 | 시답잖다 | 風磬 | 2007.01.19 | 12431 |
2045 | 시달리다 | 風磬 | 2007.01.19 | 8702 |
2044 |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 바람의종 | 2012.03.05 | 17773 |
2043 | 시남이 댕게라! | 바람의종 | 2009.12.18 | 7367 |
2042 | 시건 | 바람의종 | 2012.01.19 | 16634 |
2041 | 시거리와 시내 | 바람의종 | 2008.07.17 | 6248 |
2040 |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 風文 | 2022.09.05 | 1286 |
2039 | 시간, 시각 | 바람의종 | 2008.11.16 | 6553 |
2038 | 시각과 시간 | 바람의종 | 2010.07.18 | 10310 |
2037 | 승패, 성패 | 바람의종 | 2008.12.26 | 8985 |
2036 | 승전보를 울렸다 | 바람의종 | 2010.03.15 | 9269 |
2035 | 승부욕 | 바람의종 | 2009.05.06 | 8190 |
2034 | 승락, 승낙 | 바람의종 | 2008.12.28 | 13779 |
2033 | 승냥이 | 바람의종 | 2010.01.11 | 10815 |
2032 | 슬하 | 바람의종 | 2007.07.28 | 7089 |
2031 | 슬리퍼 | 바람의종 | 2009.07.29 | 6938 |
2030 | 슬라이딩 도어 | 바람의종 | 2011.01.30 | 13892 |
2029 | 슬기와 설미 | 바람의종 | 2008.02.21 | 86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