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1 15:04

해거름, 고샅

조회 수 7822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해거름, 고샅

'계절의 변화가 놀랍습니다. 무서운 비바람이 우리를 긴장 속에 몰아넣는가 했더니 고개 숙인 벼가 넘실대는 벌판에서는 메뚜기떼가 야단입니다. 어릴 적 추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몽골몽골 피어오르는 굴뚝의 연기가 평화로운 해거름, 고샅에 나와 '저녁 먹어라'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개발 바람에 삶의 모양이 바뀌다 보니 잊혀 가는 말이 많습니다. 위 글에 나온 '해거름'과 '고샅'. 우리의 옛 정서를 담뿍 담은 고유어입니다. '해거름'은 줄여 '해름'이라고도 하는데, 해가 지기 바로 전의 시간대를 뜻하는 말로 한자어로는 '석양(夕陽)' 또는 '일모(日暮)'라고 표현합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의 땅거미 질 무렵인 '황혼 (黃昏) ·박야(薄夜)·석음(夕陰)·훈일(日)'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을 말합니다.

정겨운 말 '고샅'은 '고샅에서 놀다 오너라' '큰길을 벗어나 어둠이 가득 괸 고불고불한 고샅으로 들다 보면 순간 무서운 생각이 엄습하곤 했다'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길'과 관계된 말입니다. 흔히 집 밖이나 마을 밖을 '고샅'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집의 담과 담 사이 골목길을 의미합니다. '고샅'을 소리나는 대로 적어 일부 지방에선 '고삿'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삿'은 '초가 지붕을 일 때 쓰는 새끼'란 의미로 전혀 다른 말입니다.

참고로 표준어 규정을 만들기 전에는 이런 의미의 '고삿'과 좁은 길의 '고샅'을 구분하지 않고 '고샅'하나로만 표기해 왔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9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4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320
2112 암울과 우울 바람의종 2011.11.27 7749
2111 문진 바람의종 2009.08.07 7750
2110 부문과 부분 바람의종 2008.04.21 7750
2109 '우레'가 운다 바람의종 2008.05.25 7750
2108 억지조어 바람의종 2011.11.11 7753
2107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755
2106 믿음 바람의종 2009.09.18 7756
2105 망나니 風磬 2006.11.26 7756
2104 외곬, 외골수 바람의종 2008.11.18 7763
2103 오누이 바람의종 2008.03.31 7765
2102 경범죄 위반 바람의종 2010.09.29 7769
2101 쓰레기 분리 수거 바람의종 2008.09.02 7770
2100 실구디·실구지 바람의종 2008.06.16 7772
2099 양동작전 바람의종 2008.09.20 7772
2098 사전(辭典), 사전(事典) 바람의종 2012.02.01 7774
2097 굿 바람의종 2008.02.17 7777
2096 서방과 사위 바람의종 2008.04.01 7777
2095 몇과 수 바람의종 2010.10.11 7778
2094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7778
2093 추파와 외도 바람의종 2009.03.18 7780
2092 입소문 바람의종 2010.03.04 7782
2091 바람의종 2009.05.06 77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