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61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밤을 지새다, 지새우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을 새면서 공부하는 자식들이 안타까워 '밤을 새지 마라. 몸 상할라'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우리의 교육 현실을 다시 생각해 본다.

위 문장에서 쓰인 '새면서' '새지'는 맞지 않다. 이들의 기본형인 '새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목적어가 있으므로 '밤을 새우다'로 하는 게 옳다. '밤을 새우다'는 왜 흔히 '밤을 새다'로 잘못 쓰는 것일까. 아마 '새다'를 '새우다'의 준말로 생각하기 때문일 듯싶다. 그러나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란 뜻(그날 밤이 새도록 그는 자기의 과거를 다 이야기했습니다)인 반면 '새우다'는 주로 밤을 목적어로 하여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란 뜻(그 이야기를 들은 날 밤을 뜬눈으로 새우다시피 했다)이다. 이처럼 뜻이 완전히 다른 말이므로 '새다'가 '새우다'의 준말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밤이 새다'와 '밤을 새우다'는 구별해 써야 한다.

앞에 '지-'가 붙는 '지새다' '지새우다'도 같은 경우다. '지새다'는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는 뜻(그는 밤이 지새도록 술잔만 기울였다)이며, '지새우다'는 밤 따위와 함께 쓰여 '고스란히 새운다'는 뜻(아내는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남편 오기만을 기다렸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85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49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133
1434 외래어에서 무성 파열음 표기 바람의종 2010.01.18 10869
1433 ‘-빼기’가 붙는 말 바람의종 2010.01.18 8574
1432 사잇길 바람의종 2010.01.18 6874
1431 커브길 바람의종 2010.01.19 8522
1430 잇따르다와 잇달다 바람의종 2010.01.19 9512
1429 까지,조차,마저 바람의종 2010.01.19 7525
1428 '대'와 '선' 바람의종 2010.01.19 6633
1427 찍찍이 바람의종 2010.01.19 9228
1426 말 비틀기(2) 바람의종 2010.01.20 8809
1425 제우 요것뿐이오! 바람의종 2010.01.20 11992
1424 여부(與否) 바람의종 2010.01.20 8572
1423 연결 어미 ‘-려’와 ‘-러’ 바람의종 2010.01.20 9063
1422 간지는 음력 바람의종 2010.01.20 13503
1421 천만에 말씀 바람의종 2010.01.20 9766
1420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550
1419 아스팔트와 아부라 바람의종 2010.01.22 9904
1418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바람의종 2010.01.22 9546
1417 그러잖아도는 동작, 그렇잖아도는 상태 바람의종 2010.01.22 10755
1416 그만한 / 그만 한, 한걸음 / 한 걸음, 그만해야지 / 그만 해야지 바람의종 2010.01.22 11274
1415 봇물을 이루다 바람의종 2010.01.22 12147
1414 -씩 바람의종 2010.01.23 9459
1413 생략되는 주격조사 바람의종 2010.01.23 96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