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절부절 하다
우리의 코미디 프로는 이상한 몸짓과 저급한 말로 억지웃음을 자아내는 데 익숙해 있다. 몸동작도 그렇지만 '가슴이 생일 케이크예요' '천한 것들, 나가 있어'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지' '내 아를 나도' 등 청소년이 시청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 너무 많다. 요즘은 한발 더 나아가 남을 골탕먹이는 데서 쾌감을 얻는 가학성(加虐性) 프로들이 성행하더니 급기야 방송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았다. 얼마 전 한 코미디 프로에서도 연예인에게 고통을 가하면서 그들이 쩔쩔매는 장면을 내보냈는데, 보는 사람이 안쓰러움을 느낄 지경이었다. 더욱 짜증나는 것은 사회자가 흥을 돋우기라도 하듯 큰 소리로 '네, 안절부절하고 있습니다'를 연발하는 것이었다.
'안절부절하고 있습니다'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로 해야 바른 말이다. 동사로는 '안절부절하다'가 없고 '안절부절못하다'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안절부절'을 따로 떼어내 쓸 수는 있다.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다' '궁금해서 안절부절 견딜 수가 없었다'와 같은 경우다. 그러나 동사로는 반드시 '안절부절못하다'를 써야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에서 이상한 몸짓, 가학적 행위를 보여 주는 것도 문제지만 이처럼 저속하거나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큰 문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439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085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6014 |
2026 |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 바람의종 | 2010.01.23 | 15360 |
2025 | 핫어미와 핫아비 | 바람의종 | 2010.01.23 | 11658 |
2024 | 생략되는 주격조사 | 바람의종 | 2010.01.23 | 9591 |
2023 | -씩 | 바람의종 | 2010.01.23 | 9226 |
2022 | 봇물을 이루다 | 바람의종 | 2010.01.22 | 12064 |
2021 | 그만한 / 그만 한, 한걸음 / 한 걸음, 그만해야지 / 그만 해야지 | 바람의종 | 2010.01.22 | 11226 |
2020 | 그러잖아도는 동작, 그렇잖아도는 상태 | 바람의종 | 2010.01.22 | 10677 |
2019 |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 바람의종 | 2010.01.22 | 9482 |
2018 | 아스팔트와 아부라 | 바람의종 | 2010.01.22 | 9860 |
2017 | ‘암(수)캐’가 ‘암(수)개’로 | 바람의종 | 2010.01.22 | 9356 |
2016 | 천만에 말씀 | 바람의종 | 2010.01.20 | 9648 |
2015 | 간지는 음력 | 바람의종 | 2010.01.20 | 13304 |
2014 | 연결 어미 ‘-려’와 ‘-러’ | 바람의종 | 2010.01.20 | 9029 |
2013 | 여부(與否) | 바람의종 | 2010.01.20 | 8523 |
2012 | 제우 요것뿐이오! | 바람의종 | 2010.01.20 | 11931 |
2011 | 말 비틀기(2) | 바람의종 | 2010.01.20 | 8769 |
2010 | 찍찍이 | 바람의종 | 2010.01.19 | 9145 |
2009 | '대'와 '선' | 바람의종 | 2010.01.19 | 6453 |
2008 | 까지,조차,마저 | 바람의종 | 2010.01.19 | 7462 |
2007 | 잇따르다와 잇달다 | 바람의종 | 2010.01.19 | 9416 |
2006 | 커브길 | 바람의종 | 2010.01.19 | 8291 |
2005 | 사잇길 | 바람의종 | 2010.01.18 | 6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