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만날
새 학기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는 모두 설레는 마음이다. 학생들은 친구들도 보고 싶고, 자신이 체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생각에 신이 나 있다. 여름 뒷바라지에 지친 부모들도 개학이 반갑다. '영희 엄마, 내일이 개학이래. 맨날 빈둥거리며 먹을 것 타령만 하는 걸 참느라 혼났는데, 이제 해방이야.' '철수는 숙제라도 했잖아. 영희는 맨날 놀다가 삼일 전에야 방학 숙제 한다고 난리를 피웠지 뭐야.'
위 대화에 나오는 '맨날'. 자주 들어본 말이다. 별 생각 없이 쓰다 보면 표준말로 착각할 수 있다. '맨날'은 형태로만 보면 '맨'이 접두사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맨-'은 '맨발''맨주먹''맨간장'처럼 어떤 단어 앞에 붙어 '아무 것도 지니지 않거나 다른 것을 더하지 않은 오직 그대로'의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맨날'의 뜻을 살펴보면 접두사 '맨'이 쓰인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날마다ㆍ계속해서ㆍ언제나' 등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많이 쓰는 '맨날'은 표준어가 아니다. 이때의 정확한 표기는 '만날'이다. '만날'은 '일만 만(萬)+날'의 형태로 '아주 많은 날' 또는 '수없이 반복되는 날'의 의미를 갖고 있다.
'만날 분주하게 일하시는 아버지 모습이 안쓰럽다' '장수 아범, 만날 동네 일에 술 심부름이나 해서 언제 사람 대접 받아보겠소'등에서 보듯 '어떤 사람의 정도 이상의 행동을 격려·감사하거나 꾸지람할 때'덧붙여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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