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3 21:12
쥐어 주다, 쥐여 주다
조회 수 15810 추천 수 10 댓글 0
쥐어 주다, 쥐여 주다
'조조(曹操)는 관운장(關雲長)을 흠모하여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온갖 예의를 갖춘다. 미녀 열 명을 보내어 관운장을 모시게 하고, 배 아래까지 드리워진 수염을 보호하는 비단 주머니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여포(呂布)가 생전에 탔던 온몸이 불꽃처럼 붉고 매우 웅건한 적토마(赤兎馬)의 고삐를 관운장의 손에 쥐어 준다.' 이후 적토마는 관운장과 늘 함께 하다가 관운장이 마충(馬忠)에게 생포돼 죽은 뒤 마충의 소유가 됐으나 먹이를 거부하고 따라 죽었다고 한다.
글머리에 인용한 글은 한 일간지의 최근 기사 중 일부다. 여기서 '쥐어 준다'는 '쥐여 준다'로 해야 올바른 표기다. '쥐여 주다'는 '쥐다'의 사동사 '쥐이다'에 '-어 주다'가 연결된 형태다. 예컨대 '밥을 먹어 주다'는 내가 밥을 먹는 주체지만, '밥을 먹여 주다'라고 할 때는 남에게 밥을 먹도록 해 주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무엇인가를 손에 쥐도록 해 줄 경우에는 '쥐다'의 사동사 '쥐이다'를 써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나의 손에 쪽지를 슬그머니 쥐여 주었다./ 어머니는 시댁으로 돌아가는 딸에게 아버지 몰래 20만원을 쥐여 보냈다./ 갈 데 없는 아이를 데려와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했더니…….'
위의 셋째 용례에서도 사동사 '입히다'(←입다)와 '재우다'(←자다)에 '-어 주다'가 연결돼 있음을 볼 수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497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146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6595 |
2026 |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 바람의종 | 2010.01.23 | 15360 |
2025 | 핫어미와 핫아비 | 바람의종 | 2010.01.23 | 11663 |
2024 | 생략되는 주격조사 | 바람의종 | 2010.01.23 | 9593 |
2023 | -씩 | 바람의종 | 2010.01.23 | 9230 |
2022 | 봇물을 이루다 | 바람의종 | 2010.01.22 | 12068 |
2021 | 그만한 / 그만 한, 한걸음 / 한 걸음, 그만해야지 / 그만 해야지 | 바람의종 | 2010.01.22 | 11226 |
2020 | 그러잖아도는 동작, 그렇잖아도는 상태 | 바람의종 | 2010.01.22 | 10682 |
2019 |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 바람의종 | 2010.01.22 | 9482 |
2018 | 아스팔트와 아부라 | 바람의종 | 2010.01.22 | 9860 |
2017 | ‘암(수)캐’가 ‘암(수)개’로 | 바람의종 | 2010.01.22 | 9360 |
2016 | 천만에 말씀 | 바람의종 | 2010.01.20 | 9648 |
2015 | 간지는 음력 | 바람의종 | 2010.01.20 | 13307 |
2014 | 연결 어미 ‘-려’와 ‘-러’ | 바람의종 | 2010.01.20 | 9030 |
2013 | 여부(與否) | 바람의종 | 2010.01.20 | 8525 |
2012 | 제우 요것뿐이오! | 바람의종 | 2010.01.20 | 11931 |
2011 | 말 비틀기(2) | 바람의종 | 2010.01.20 | 8774 |
2010 | 찍찍이 | 바람의종 | 2010.01.19 | 9156 |
2009 | '대'와 '선' | 바람의종 | 2010.01.19 | 6459 |
2008 | 까지,조차,마저 | 바람의종 | 2010.01.19 | 7462 |
2007 | 잇따르다와 잇달다 | 바람의종 | 2010.01.19 | 9419 |
2006 | 커브길 | 바람의종 | 2010.01.19 | 8291 |
2005 | 사잇길 | 바람의종 | 2010.01.18 | 6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