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19 16:38

냉면 사리

조회 수 7852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냉면 사리

아직도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철엔 냉면만큼 시원한 음식이 없다.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육수가 그만이다. 냉면을 먹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사리'가 일본말인지 우리말인지 궁금했을 것이다. 발음상 일본말로 생각하기 쉬우나 순수한 우리말이다.

'사리'는 동사 '사리다'에서 온 말이다. '사리다'는 '국수·새끼·실 등을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의 뜻이고,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사리'다. 냉면 사리, 국수 사리, 라면 사리, 새끼 사리 등이 있다. 동사로는 '새끼를 사리다' '다음에 쓰기 좋게 줄을 잘 사려 둬라' 등으로 쓰인다.

'사리다'는 뱀 등이 똬리처럼 몸을 동그랗게 감거나, 다른 짐승이 겁을 먹고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를 나타내기도 한다. '큰 뱀이 둥글게 몸을 사리고 있다' '개가 위험을 느꼈는지 꼬리를 사리고 숨었다'가 그런 예다.

'사리다'는 사람에게도 쓰인다.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슬슬 피하며 몸을 아낄 때 '몸을 사린다'고 한다. 그 모습이 평소엔 사납다가 일단 겁을 먹으면 꼬리를 내리고 기어드는 동물의 행동과 닮아서 사람에게도 '몸을 사린다'는 말을 쓴다.

이 더위에 땀 흘려 일하고 시원한 냉면에 사리 하나를 추가해 만족감을 얻는 보통사람들이야 무슨 몸을 사릴 일이 있겠는가마는, 요즘 아마 몸을 사리고 있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43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0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983
2006 이녁 바람의종 2007.03.15 14061
2005 자그마치 바람의종 2007.03.16 11557
2004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658
2003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447
2002 장가들다 바람의종 2007.03.22 10367
2001 제비초리 바람의종 2007.03.23 14151
2000 적이 바람의종 2007.03.23 7378
1999 젬병 바람의종 2007.03.24 10687
1998 조바심하다 바람의종 2007.03.24 6716
1997 조카 바람의종 2007.03.26 11165
1996 줄잡아 바람의종 2007.03.26 11180
1995 지루하다 바람의종 2007.03.27 9594
1994 지름길 바람의종 2007.03.27 6612
1993 진저리 바람의종 2007.03.28 8088
1992 쫀쫀하다 바람의종 2007.03.28 10221
1991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748
1990 칠칠하다 바람의종 2007.03.29 8164
1989 통틀어 바람의종 2007.03.30 7426
1988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206
1987 푼돈 바람의종 2007.03.31 8804
1986 바람의종 2007.03.31 8479
1985 하루살이 바람의종 2007.04.01 96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