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19 16:38

냉면 사리

조회 수 7847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냉면 사리

아직도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철엔 냉면만큼 시원한 음식이 없다.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육수가 그만이다. 냉면을 먹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사리'가 일본말인지 우리말인지 궁금했을 것이다. 발음상 일본말로 생각하기 쉬우나 순수한 우리말이다.

'사리'는 동사 '사리다'에서 온 말이다. '사리다'는 '국수·새끼·실 등을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의 뜻이고,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사리'다. 냉면 사리, 국수 사리, 라면 사리, 새끼 사리 등이 있다. 동사로는 '새끼를 사리다' '다음에 쓰기 좋게 줄을 잘 사려 둬라' 등으로 쓰인다.

'사리다'는 뱀 등이 똬리처럼 몸을 동그랗게 감거나, 다른 짐승이 겁을 먹고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를 나타내기도 한다. '큰 뱀이 둥글게 몸을 사리고 있다' '개가 위험을 느꼈는지 꼬리를 사리고 숨었다'가 그런 예다.

'사리다'는 사람에게도 쓰인다.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슬슬 피하며 몸을 아낄 때 '몸을 사린다'고 한다. 그 모습이 평소엔 사납다가 일단 겁을 먹으면 꼬리를 내리고 기어드는 동물의 행동과 닮아서 사람에게도 '몸을 사린다'는 말을 쓴다.

이 더위에 땀 흘려 일하고 시원한 냉면에 사리 하나를 추가해 만족감을 얻는 보통사람들이야 무슨 몸을 사릴 일이 있겠는가마는, 요즘 아마 몸을 사리고 있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35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0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918
1148 쥐어 주다, 쥐여 주다 바람의종 2008.09.23 15868
1147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82
1146 어디 가여? 바람의종 2008.09.23 4884
1145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300
1144 갈께/갈까 바람의종 2008.09.20 6873
1143 양동작전 바람의종 2008.09.20 7793
1142 되겠습니다 바람의종 2008.09.20 4609
1141 으뜸, 버금, 맞먹다, 필적하다 바람의종 2008.09.19 16982
» 냉면 사리 바람의종 2008.09.19 7847
1139 남사, 남새, 남살, 남우사스럽다 바람의종 2008.09.19 9729
1138 바람의종 2008.09.19 7452
1137 작렬, 작열 바람의종 2008.09.18 11729
1136 비치다, 비추다 바람의종 2008.09.18 11350
1135 '첫'과 '처음' 바람의종 2008.09.18 8769
1134 핫도그와 불독 바람의종 2008.09.18 8999
1133 봉숭아, 복숭아 바람의종 2008.09.18 8511
1132 주인공과 장본인 바람의종 2008.09.18 7527
1131 음반이요? 바람의종 2008.09.18 6308
1130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8011
1129 들이키다, 들이켜다 바람의종 2008.09.09 10302
1128 쇠발개발, 오리발, 마당발 바람의종 2008.09.09 8127
1127 참 좋지다 바람의종 2008.09.09 62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