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 작열
'입추가 지났습니다. 더위도 막바지에 이른 듯합니다. 도심을 오가는 사람들은 작렬하는 햇볕을 미워합니다. 그러나 따가운 햇볕에 과일과 곡식이 영글기를 바라는 농부들은 올 여름의 잦은 비가 걱정입니다. 그제도 굵은 비가 내렸습니다. 아스팔트 포도에 부딪쳐 터지는 빗방울은 작열하는 포탄 같습니다. 늦은 밤 자동차 전조등 불빛에 비치는 차도는 폭발음 가득한 전쟁터입니다. 올해는 월복(越伏)이라 말복이 늦게 오는 까닭에 여름이 좀 더 길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엔 계속 날씨가 좋아 곡식이 알알이 여물고 과일도 달게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
위 글에서 '작렬(炸裂)'과 '작열(灼熱)'을 일부러 바꿔 써봤습니다. 알아채셨는지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잘못 사용합니다. '작렬'은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쓴 '작열하는 포탄'은 '작렬하는 포탄'이 맞습니다. '두 점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희섭의 석점 홈런이 작렬했다'의 경우도 홈런을 포탄이 터지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작열'은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위 글의 '작렬하는 햇볕'은 '작열하는 햇볕'으로 쓰는 게 적합합니다. '위산이 역류하면 가슴 부위에 작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의 경우도 '타는 듯한 느낌'을 말하므로 '작열'을 쓴 것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746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3955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8928 |
2842 | 일본식 용어 - ㅇ | 바람의종 | 2008.03.12 | 11828 |
2841 | 둥개다 | 바람의종 | 2010.03.12 | 11822 |
2840 | 구리무와 포마드 | 바람의종 | 2010.03.24 | 11819 |
2839 | 억수로 가찹데이! | 바람의종 | 2010.04.23 | 11809 |
2838 | ‘붇다’와 ‘붓다’의 활용 | 바람의종 | 2010.01.14 | 11807 |
2837 | 구소련 | 바람의종 | 2010.07.20 | 11807 |
2836 | 앞꿈치 / 뒤꿈치 | 바람의종 | 2010.03.19 | 11795 |
2835 |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 바람의종 | 2010.04.23 | 11791 |
2834 | 회피 / 기피 | 바람의종 | 2012.07.05 | 11780 |
2833 | 일사불란 / 사달 / 사단 | 바람의종 | 2009.03.08 | 11775 |
2832 | 낱말의 호응 | 바람의종 | 2010.06.01 | 11772 |
2831 | 깃들다와 깃들이다 | 바람의종 | 2010.03.17 | 11769 |
2830 | 골덴 | 바람의종 | 2010.04.06 | 11766 |
2829 | 간이 부었다 | 바람의종 | 2007.12.26 | 11765 |
2828 | 거꾸로 / 반대로 | 바람의종 | 2011.11.17 | 11761 |
2827 | 띄다, 띠다 | 바람의종 | 2008.11.25 | 11760 |
2826 | 바다가재, 바닷가재 | 바람의종 | 2010.07.21 | 11747 |
2825 | 친구이다 | 바람의종 | 2011.11.20 | 11744 |
2824 | 아닌 밤중에 홍두깨 | 바람의종 | 2008.01.21 | 11741 |
2823 | 죽을맛 | 바람의종 | 2010.05.13 | 11739 |
2822 | '~적' 줄여 쓰기 | 바람의종 | 2009.05.12 | 11738 |
2821 | 쓸개 빠진 놈 | 바람의종 | 2008.02.25 | 117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