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18 17:10

작렬, 작열

조회 수 1172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작렬, 작열

'입추가 지났습니다. 더위도 막바지에 이른 듯합니다. 도심을 오가는 사람들은 작렬하는 햇볕을 미워합니다. 그러나 따가운 햇볕에 과일과 곡식이 영글기를 바라는 농부들은 올 여름의 잦은 비가 걱정입니다. 그제도 굵은 비가 내렸습니다. 아스팔트 포도에 부딪쳐 터지는 빗방울은 작열하는 포탄 같습니다. 늦은 밤 자동차 전조등 불빛에 비치는 차도는 폭발음 가득한 전쟁터입니다. 올해는 월복(越伏)이라 말복이 늦게 오는 까닭에 여름이 좀 더 길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엔 계속 날씨가 좋아 곡식이 알알이 여물고 과일도 달게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

위 글에서 '작렬(炸裂)'과 '작열(灼熱)'을 일부러 바꿔 써봤습니다. 알아채셨는지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잘못 사용합니다. '작렬'은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쓴 '작열하는 포탄'은 '작렬하는 포탄'이 맞습니다. '두 점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희섭의 석점 홈런이 작렬했다'의 경우도 홈런을 포탄이 터지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작열'은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위 글의 '작렬하는 햇볕'은 '작열하는 햇볕'으로 쓰는 게 적합합니다. '위산이 역류하면 가슴 부위에 작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의 경우도 '타는 듯한 느낌'을 말하므로 '작열'을 쓴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1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70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679
284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248
2841 삼촌 바람의종 2008.01.27 8108
2840 입에 발린 소리 바람의종 2008.01.28 17579
2839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871
2838 자웅을 겨루다 바람의종 2008.01.28 20771
2837 깍지다리 바람의종 2008.01.28 7126
2836 말꽃과 삶꽃 바람의종 2008.01.28 6951
2835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701
2834 장사진을 치다 바람의종 2008.01.29 10200
2833 전철을 밟는다 바람의종 2008.01.29 9876
2832 쥐뿔도 모른다 바람의종 2008.01.29 12929
2831 색깔이름 바람의종 2008.01.29 21834
2830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512
2829 날래다와 빠르다 바람의종 2008.01.29 7370
2828 직성이 풀리다 바람의종 2008.01.30 14946
2827 진이 빠지다 바람의종 2008.01.30 14459
2826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067
2825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213
2824 한뫼-노고산 바람의종 2008.01.30 10354
2823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247
2822 초주검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31 10590
2821 태풍의 눈 바람의종 2008.01.31 105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