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9 04:25

들이키다, 들이켜다

조회 수 10333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들이키다, 들이켜다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는 어떻게 다를까. 더구나 '과거형'으로 쓰인다면 '들이켰다'로 두 단어의 형태가 똑같다. 많은 사람이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양말을 벗어 툭툭 털더니 마루에 놓인 냉수 한 사발을 쭈욱 들이키고 나서 목에 감았던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이처럼 '물 따위를 꿀꺽꿀꺽 마신다'는 뜻으로 '들이키다'를 많이 쓰는데, '들이켜다'가 맞는 말이다.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에서의 '들이켰다'는 '들이켜다'에 행위가 일어났음을 나타내는 어미인 '-었-'이 붙은 형태다.

'소나기가 들이치자 어머니께서는 베란다에 놓인, 꽃이 피어 있는 난(蘭) 화분을 안쪽으로 들이켰다'의 경우는 어떤가. 화분을 마실 수는 없다. 이때의 '들이켰다'는 무엇을 안쪽으로 가까이 옮길 때 쓰는 '들이키다'에 '-었-'이 붙은 것이다.

'아가씨, 지나갈 수 있게 발 좀 안으로 들이키시면 고맙겠습니다'
'냉수를 갑자기 그렇게 들이켜다 사레 들리면 어쩌려고 그래'처럼 쓰면 된다.

'헛물켜다'라는 단어를 안다면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고, 굿모닝시티 측에서 주는 금품을 검은돈인 줄도 모르고 '들이켰다가'(받아먹었다가) 여러 사람이 남몰래 되돌려주는 행태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뜻하지 않은 이익이 있을 때는 그만큼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92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60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423
1082 양방향 / 쌍방향 바람의종 2010.03.23 10344
1081 계기, 전기, 기회 바람의종 2010.11.16 10345
1080 파티쉐 바람의종 2009.09.18 10354
1079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356
1078 뽐뿌와 지르다 바람의종 2008.12.06 10357
1077 언어도단 바람의종 2007.12.16 10357
1076 외국어와 새말 바람의종 2007.10.22 10359
1075 ‘곧은밸’과 ‘면비교육’ 바람의종 2010.04.26 10361
1074 쉬다와 놀다 바람의종 2007.10.14 10375
1073 띄어스기 - "지" 바람의종 2008.10.23 10384
1072 부아가 난다 바람의종 2008.01.13 10386
1071 햇빛은 눈부시고,햇볕은 뜨겁다 바람의종 2010.03.10 10388
1070 예산 타령 바람의종 2010.10.16 10389
1069 수순 바람의종 2007.10.19 10391
1068 장가들다 바람의종 2007.03.22 10395
1067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395
1066 혼저 옵소예 file 바람의종 2009.11.09 10403
1065 송곳니 바람의종 2010.08.11 10405
1064 아줌마 바람의종 2010.05.09 10407
1063 수리수리마수리 바람의종 2008.02.16 10408
1062 엄청 바람의종 2010.03.26 10414
1061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104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