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9 04:25
들이키다, 들이켜다
조회 수 10258 추천 수 15 댓글 0
들이키다, 들이켜다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는 어떻게 다를까. 더구나 '과거형'으로 쓰인다면 '들이켰다'로 두 단어의 형태가 똑같다. 많은 사람이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양말을 벗어 툭툭 털더니 마루에 놓인 냉수 한 사발을 쭈욱 들이키고 나서 목에 감았던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이처럼 '물 따위를 꿀꺽꿀꺽 마신다'는 뜻으로 '들이키다'를 많이 쓰는데, '들이켜다'가 맞는 말이다.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에서의 '들이켰다'는 '들이켜다'에 행위가 일어났음을 나타내는 어미인 '-었-'이 붙은 형태다.
'소나기가 들이치자 어머니께서는 베란다에 놓인, 꽃이 피어 있는 난(蘭) 화분을 안쪽으로 들이켰다'의 경우는 어떤가. 화분을 마실 수는 없다. 이때의 '들이켰다'는 무엇을 안쪽으로 가까이 옮길 때 쓰는 '들이키다'에 '-었-'이 붙은 것이다.
'아가씨, 지나갈 수 있게 발 좀 안으로 들이키시면 고맙겠습니다'
'냉수를 갑자기 그렇게 들이켜다 사레 들리면 어쩌려고 그래'처럼 쓰면 된다.
'헛물켜다'라는 단어를 안다면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고, 굿모닝시티 측에서 주는 금품을 검은돈인 줄도 모르고 '들이켰다가'(받아먹었다가) 여러 사람이 남몰래 되돌려주는 행태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뜻하지 않은 이익이 있을 때는 그만큼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466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113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6303 |
2004 | ‘-빼기’가 붙는 말 | 바람의종 | 2010.01.18 | 8397 |
2003 | 외래어에서 무성 파열음 표기 | 바람의종 | 2010.01.18 | 10834 |
2002 | 북한의 국화는 목란꽃 | 바람의종 | 2010.01.18 | 14032 |
2001 | 거진 다 왔소! | 바람의종 | 2010.01.18 | 9704 |
2000 | 말 비틀기(1) | 바람의종 | 2010.01.18 | 9702 |
1999 | 그저, 거저 | 바람의종 | 2010.01.15 | 7886 |
1998 | 냄비, 남비 | 바람의종 | 2010.01.15 | 13400 |
1997 | 파열음 | 바람의종 | 2010.01.15 | 10138 |
1996 | 개밥바라기 | 바람의종 | 2010.01.15 | 8243 |
1995 | 딤섬 | 바람의종 | 2010.01.15 | 8584 |
1994 | 발음상의 특징 | 바람의종 | 2010.01.15 | 8098 |
1993 | 응큼, 엉큼, 앙큼 | 바람의종 | 2010.01.14 | 13902 |
1992 | 부득이하게? ‘부득이’면 족하다 | 바람의종 | 2010.01.14 | 17384 |
1991 | ‘붇다’와 ‘붓다’의 활용 | 바람의종 | 2010.01.14 | 11791 |
1990 | 기록은 ‘경신’,계약은 ‘갱신’ | 바람의종 | 2010.01.14 | 11039 |
1989 | 대체나 그렇네 잉! | 바람의종 | 2010.01.14 | 7976 |
1988 | 안 본 지 | 바람의종 | 2010.01.14 | 7523 |
1987 | 몸알리 | 바람의종 | 2010.01.14 | 7867 |
1986 | 박빙, 살얼음 | 바람의종 | 2010.01.11 | 10906 |
1985 | 트랜스 | 바람의종 | 2010.01.11 | 11029 |
1984 | 긴장하다와 식반찬 | 바람의종 | 2010.01.11 | 9054 |
1983 | 오고셍이 돌려줬수왕! | 바람의종 | 2010.01.11 | 73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