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3 12:04

파랗다와 푸르다

조회 수 8427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파랗다와 푸르다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이렇게 곧장 ‘푸르다’ 그것이라고 풀이해 놓고 있다. 또 ‘푸르다’를 찾으면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이렇게 ‘파랗다’를 풀이한 소리를 거의 그대로 되풀이해 놓았다. 그러나 ‘파랗다’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그냥 ‘파랗다’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 해야 한다. ‘푸르다’는 “풀의 빛깔과 같이”까지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거리 신호등은 세상 어디서나 빛깔의 세 으뜸인 빨강(빨갛다), 파랑(파랗다), 노랑(노랗다)으로 나타낸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파란 신호등’을 ‘푸른 신호등’으로 바꾸었다. ‘파랗다’와 ‘푸르다’의 헷갈림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풀빛은 ‘푸르다’로, 하늘빛은 ‘파랗다’로 바로잡도록 국어교육에서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2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6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722
1606 넋두리 風磬 2006.10.30 8408
1605 접수하다 바람의종 2010.02.12 8404
1604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03
1603 신청·청구 바람의종 2009.07.28 8401
1602 마음쇠 file 바람의종 2009.10.27 8400
1601 문화어에 오른 방언 바람의종 2010.02.06 8399
1600 방송 용어 바람의종 2010.03.05 8397
1599 날래 가라우! 바람의종 2009.10.06 8396
1598 노동1호 바람의종 2007.06.11 8393
1597 곰비임비 바람의종 2009.11.29 8385
1596 안치다, 밭치다, 지게, 찌개 바람의종 2008.06.16 8381
1595 ‘-빼기’가 붙는 말 바람의종 2010.01.18 8378
1594 책보따리·책보퉁이 바람의종 2007.11.06 8377
1593 이같이, 이 같은 바람의종 2008.11.29 8374
1592 볼멘소리 바람의종 2010.09.03 8373
1591 본데없다 바람의종 2008.01.12 8373
1590 수청 바람의종 2007.07.27 8372
1589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371
1588 빈소와 분향소 바람의종 2010.09.08 8367
1587 조사됐다 바람의종 2010.04.25 8362
1586 단골집 風磬 2006.11.06 8361
1585 천덕꾸러기 바람의종 2007.05.23 83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