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3

햇빛, 햇볕

조회 수 85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햇빛, 햇볕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의 일부다. 시인이 해를 '햇발'로 표현한 것처럼 우리말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또 다른 말로 '햇볕'과 '햇빛'이 있다. 표현의 대상이 같지만 쓰기에 따라 감칠맛이 다르다.

'햇빛'은 해에서 나오는 빛(光)이다. 시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자기파로 '밝음'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전등빛이 햇빛처럼 밝다'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인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은 녹음을 짙게 한다'처럼 해의 빛과 관계되는 여러 현상을 나타낼 때 쓰인다.

이와 달리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이다. '열(熱)'과 관계되기 때문에 살갗을 통해 자극의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쓰이는 예도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다'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추위를 녹였다' '가을 햇볕에 고추가 잘 말랐다' '산악지대에서는 여름철에도 대낮에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엷어지면 냉기가 돈다' 등에서 볼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됐다. 눅눅한 이불에 불쾌해진 주부들, 공을 차는 아이들 모두 평소엔 몰랐지만 한줄기 햇빛과 쨍쨍한 햇볕이 금세 그리워진다.

김준광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42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0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983
1632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914
1631 나들목 바람의종 2010.05.29 8918
1630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8921
1629 소행·애무 바람의종 2008.05.24 8923
1628 빨강색, 빨간색, 빨강 바람의종 2008.11.27 8925
1627 바통 바람의종 2009.10.02 8927
1626 혈구군과 갑비고차 바람의종 2008.06.03 8930
1625 불호령 風磬 2006.12.23 8938
1624 어금니, 엄니 바람의종 2010.10.06 8942
1623 내일 뵈요. 바람의종 2009.07.07 8943
1622 니, 네 바람의종 2011.10.25 8950
1621 꽃사지 바람의종 2009.05.15 8951
1620 언니와 학부형 바람의종 2011.10.25 8955
1619 아프리카의 언어들 바람의종 2008.02.02 8956
1618 대원군 바람의종 2007.06.24 8957
1617 딸리다, 달리다 바람의종 2009.02.19 8957
1616 ㄹ는지 바람의종 2010.03.07 8958
1615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8958
1614 ~노, ~나 바람의종 2010.09.05 8960
1613 배제하다?/최인호 바람의종 2007.08.31 8962
1612 아무, 누구 바람의종 2009.10.08 8963
1611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9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