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3

햇빛, 햇볕

조회 수 8592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햇빛, 햇볕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의 일부다. 시인이 해를 '햇발'로 표현한 것처럼 우리말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또 다른 말로 '햇볕'과 '햇빛'이 있다. 표현의 대상이 같지만 쓰기에 따라 감칠맛이 다르다.

'햇빛'은 해에서 나오는 빛(光)이다. 시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자기파로 '밝음'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전등빛이 햇빛처럼 밝다'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인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은 녹음을 짙게 한다'처럼 해의 빛과 관계되는 여러 현상을 나타낼 때 쓰인다.

이와 달리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이다. '열(熱)'과 관계되기 때문에 살갗을 통해 자극의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쓰이는 예도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다'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추위를 녹였다' '가을 햇볕에 고추가 잘 말랐다' '산악지대에서는 여름철에도 대낮에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엷어지면 냉기가 돈다' 등에서 볼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됐다. 눅눅한 이불에 불쾌해진 주부들, 공을 차는 아이들 모두 평소엔 몰랐지만 한줄기 햇빛과 쨍쨍한 햇볕이 금세 그리워진다.

김준광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8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4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373
1984 바꼈다 바람의종 2008.09.03 7583
1983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57
1982 쓰레기 분리 수거 바람의종 2008.09.02 7835
1981 뇌졸증/뇌졸중 바람의종 2008.09.02 8588
1980 덩쿨/넝쿨, 쇠고기/소고기 바람의종 2008.08.28 8621
1979 좋은 하루 되세요 바람의종 2008.08.28 6511
1978 피로 회복 바람의종 2008.08.27 5687
1977 과반수 이상 바람의종 2008.08.27 6246
1976 산림욕 / 삼림욕 바람의종 2008.08.21 7136
1975 노름, 놀음 바람의종 2008.08.13 9111
1974 푸르른 바람의종 2008.08.11 6299
1973 현수막, 횡단막 바람의종 2008.08.08 8402
1972 바캉스, 다이어트 바람의종 2008.08.04 7223
1971 "가지다"를 버리자 2 바람의종 2008.08.03 10099
1970 "가지다"를 버리자 바람의종 2008.07.31 9987
1969 무데뽀, 나시, 기라성 바람의종 2008.07.29 6892
1968 곤혹스런 바람의종 2008.07.28 5244
1967 김치 속 / 김치 소 바람의종 2008.07.26 8191
»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592
1965 숟가락, 젓가락 바람의종 2008.07.21 8406
1964 바라다 / 바래다 바람의종 2008.07.18 9160
1963 ~하므로 ~함으로 바람의종 2008.07.17 89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