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3

햇빛, 햇볕

조회 수 8589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햇빛, 햇볕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영롱한 서정을 노래한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의 일부다. 시인이 해를 '햇발'로 표현한 것처럼 우리말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또 다른 말로 '햇볕'과 '햇빛'이 있다. 표현의 대상이 같지만 쓰기에 따라 감칠맛이 다르다.

'햇빛'은 해에서 나오는 빛(光)이다. 시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자기파로 '밝음'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전등빛이 햇빛처럼 밝다'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인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은 녹음을 짙게 한다'처럼 해의 빛과 관계되는 여러 현상을 나타낼 때 쓰인다.

이와 달리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이다. '열(熱)'과 관계되기 때문에 살갗을 통해 자극의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쓰이는 예도 '햇볕에 피부가 많이 그을렸다'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추위를 녹였다' '가을 햇볕에 고추가 잘 말랐다' '산악지대에서는 여름철에도 대낮에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엷어지면 냉기가 돈다' 등에서 볼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됐다. 눅눅한 이불에 불쾌해진 주부들, 공을 차는 아이들 모두 평소엔 몰랐지만 한줄기 햇빛과 쨍쨍한 햇볕이 금세 그리워진다.

김준광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6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26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166
1984 신발 좀 간조롱이 놔! 바람의종 2010.01.26 9342
1983 낼름 / 웅큼 바람의종 2009.09.18 9342
198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341
1981 브로마이드(bromide) 바람의종 2008.02.13 9341
1980 이루어지다, 이루다 바람의종 2009.08.04 9341
1979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9339
1978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334
1977 우화 바람의종 2010.07.12 9334
1976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330
1975 에다와 에이다 바람의종 2010.11.05 9328
1974 날염, 나염 바람의종 2009.06.12 9326
1973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323
1972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318
1971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317
1970 몰로이 바람의종 2009.06.30 9314
1969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308
1968 옷매무새, 옷매무시 바람의종 2008.09.25 9306
1967 이마귀 바람의종 2008.01.24 9304
1966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303
1965 한잔, 한 잔 바람의종 2009.07.22 9302
1964 까짓것, 고까짓것, 고까짓 바람의종 2010.05.13 9302
1963 "빠르다"와 "이르다" 바람의종 2008.04.02 92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