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다 / 바래다
여러분은 '바라다'와 '바래다'의 뜻 차이를 아시나요? 이 단어들은 잘못 쓰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틀리게 쓴 것이 어색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쓰임을 한번 살펴보죠.
'요즘은 입대할 때 개별적으로 훈련소로 가지만 예전에는 모여서 입영열차를 타고 가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으레 집결지까지 바래다 주었지요. 훈련소에서 흙 묻고 빛 바랜 훈련복을 입고 뒹굴다 보면 먼저 들어온 사람들이 훈련을 끝내고 새 군복에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퇴소 준비를 합니다. 그때 훈련병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어서 훈련이 끝나 그들처럼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을 다는 것이지요. '
'바래다'의 뜻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가는 사람을 일정한 곳까지 배웅하는 것입니다. 군대 가는 친구를 바래다 주는 것이 한 예가 되겠지요. 둘째 뜻은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흐릿하게 변하는 것입니다. '빛 바랜 훈련복'이 그런 용례입니다.
'바라다'는 생각하는 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뤄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위 글에서는 훈련병들이 빨리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퇴소하기를 바라지요. 이제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시험 잘 보길 바래.' '그러기를 바랬다.'에서 짙은 부분을 바람, 바라, 바랐다로 고쳐 써야 한다는 걸 아셨겠지요? 그렇다면 저의 바람은 충족된 셈입니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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