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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인(?) 날

'어떤 개인 날'. 우리에게 참으로 낯익은 글귀다. 어둠의 터널을 뚫고 한 줄기 빛이 비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 글귀는 우리네 삶의 깊은 곳을 건드린다. 그렇기에 동서를 불문하고 많은 예술가의 사랑을 받았나 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어떤 개인 날', 황동규 시집 『어떤 개인 날』, 노향림의 시 '어떤 개인 날' 등 이 글귀를 사용한 예술작품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이 좋은 말 속에도 옥에 티가 있다. 표기법상 '개인'은 '갠'의 잘못이다. 기본형이 '개이다'가 아니라 '개다'이므로 '개니/개어/갠'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갠 날'이 바른 표기다. 이렇듯 기본형에 '-이-'가 들어가 잘못 활용되고 있는 말들이 꽤 눈에 띈다.

설레이는 마음(×)→설레는 마음(○), 목이 메이다 →목이 메다, 헤매이는 발길 →헤매는 발길, 몇 번이고 되뇌였다 →되뇌었다, 살을 에이는 추위 →살을 에는 추위.

'어떤 개인 날'을 '어떤 갠 날'로 고쳐 놓으면 왠지 감칠맛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시적 언어로 쓰인 방언인 '(봄)내음''나래'를 표준말 '(봄)냄새''날개'로 바꿔 놓았을 때 느끼는 기분처럼. 그러나 '어떤 개인 날'이 시적 언어로는 널리 사랑받고 있지만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라는 점은 꼭 알아두자.

한규희 기자 kh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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