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5 20:38
끊을래야/끊으려야, 뗄래야/떼려야, 먹을래야/먹으려야
조회 수 9948 추천 수 15 댓글 0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제갈공명을 군사(軍師)로 맞이해 극진히 모시자, 관우와 장비는 당시 37세인 공명에게 그토록 머리를 숙일 필요가 있느냐고 반발했다. 유비는 '내가 공명과 함께 지내는 것은 물고기가 물속에 있는 것과 같으니 두 번 다시 이러쿵저러쿵하지 말아주게'라고 말했다. '임금과 신하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지금은 절친한 친구 사이를 말할 때도 쓰인다.
그런데 위의 '끊을래야'는 바른 표기가 아니다.'끊으려야'가 맞다. '끊을래야'는 '끊을라고 해야'가 줄어든 말인데, 여기서 '-ㄹ라고 해야'는 틀린 말이기 때문이다. '-려고 해야'가 바른 표기다. '-(으)려고'는 어떤 행동을 할 의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따라서 끊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려면 '끊으려고 해야'로 써야 하는데 이것이 줄어들어 '끊으려야'가 되는 것이다.
'언어와 사고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나 '도저히 먹을래야 먹을 수 없는 음식'에서도 '뗄래야''먹을래야'는 '떼려야''먹으려야'로 써야 한다.
마크 트웨인은 '우정(友情)은 영원한 것이어서 친구가 돈을 꾸러 올 때까지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답니다. 마크 트웨인의 이 비아냥거림을 물리칠 만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여러분에겐 몇명이나 있는지요.
최성우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392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051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5486 |
2270 | 성급, 조급 | 바람의종 | 2012.08.30 | 10052 |
2269 | 할미새 | 바람의종 | 2009.12.04 | 10050 |
2268 | 이용과 사용 | 바람의종 | 2009.05.06 | 10049 |
2267 | 기합 주다 | 바람의종 | 2007.05.07 | 10048 |
2266 | 종달새 | 바람의종 | 2009.05.26 | 10042 |
2265 | 지양 | 바람의종 | 2007.08.20 | 10041 |
2264 | 쇠고기 | 바람의종 | 2012.04.30 | 10040 |
2263 | 빚쟁이 | 바람의종 | 2010.05.08 | 10039 |
2262 | 북망산 가다 | 바람의종 | 2008.01.14 | 10039 |
2261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2007.10.23 | 10032 |
2260 | 노랭이, 빨갱이 | 바람의종 | 2010.10.21 | 10032 |
2259 | 엄치미 개겁구마! | 바람의종 | 2010.04.30 | 10029 |
2258 | 오사리 잡놈 | 바람의종 | 2008.02.28 | 10026 |
2257 | 고명딸 | 바람의종 | 2010.08.27 | 10021 |
2256 | 을씨년스럽다 | 바람의종 | 2007.03.15 | 10007 |
2255 | 다크호스 | 바람의종 | 2008.02.04 | 10006 |
2254 | 반증, 방증 | 바람의종 | 2008.09.30 | 10004 |
2253 | 눈꼽, 눈쌀, 등살 | 바람의종 | 2008.10.13 | 10003 |
2252 | 생때, 생떼 | 바람의종 | 2010.04.10 | 10000 |
2251 | 침착하고 명확하게 | 바람의종 | 2010.07.19 | 9999 |
2250 | 폐하 | 바람의종 | 2007.09.09 | 9993 |
2249 | 재원(才媛), 향년 | 바람의종 | 2009.05.30 | 99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