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27 07:18

잊혀진(?) 계절

조회 수 7654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잊혀진(?) 계절

이별을 소재로 한 1980년대 대중가요에 '잊혀진 계절'이 있다. 여기에서 '잊혀지다'는 '잊다'의 피동형 '잊히다'에 피동을 나타내는 '-어지다'를 중복 사용한 형태다. '잊힌 계절'로 쓰는 게 원칙이다.

우리말에는 피동형이 낯설다. 피동형을 만드는 데는 피동접사를 넣는 방법(먹다→먹히다)과 '-어(아)지다'를 붙이는 방법(좋다→좋아지다)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피동형에 '-어지다'를 붙이는 피동의 중복 형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래 예에서 보듯 피동의 중복은 글의 간결함을 해쳐 맛깔스러운 문장을 만들지 못한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나뉜)
*히라소니라 불리워지는(→불리는)
*행복하게 보여집니다(→보입니다)

'-되어지다'도 '-되다'에 '-어지다'가 중복 사용된 형태로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렇게 판단되어지다(→판단되다)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어지다(→생각되다)

그러나 다음의 말들은 피동의 중복처럼 보이지만 피동의 중복이 아니다.

*수사의 대상이 '좁혀지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다'.

남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내켜서'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창조적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글을 쓸 때 피동형을 전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우리말답게 말과 글도 능동형으로 표현하자.

한규희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25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87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773
1940 센티 바람의종 2011.05.01 13411
1939 세일, 리베이트 바람의종 2008.11.27 6782
1938 세상은 아직… 바람의종 2010.09.29 7468
1937 세밑 바람의종 2009.05.17 5740
1936 세모, 세밑 바람의종 2009.06.12 7145
1935 세모, 세밑 바람의종 2010.10.21 10638
1934 세리머니 바람의종 2008.10.07 7435
1933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419
1932 세대주 바람의종 2008.11.23 6280
1931 세노야 바람의종 2012.11.01 15115
1930 세꼬시 바람의종 2009.05.17 7519
1929 세금과 요금 바람의종 2008.05.11 5496
1928 세금 폭탄 바람의종 2009.02.04 5522
1927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327
1926 세 돈 금반지 바람의종 2009.07.18 8761
1925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459
1924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271
1923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496
1922 성은, 승은, 사약 바람의종 2008.11.18 7367
1921 성숙해지다, 주춤해지다, 팽배해지다, 만연해지다 바람의종 2010.11.26 16995
1920 성별 문법 바람의종 2008.01.18 6938
1919 성대묘사 바람의종 2011.12.05 77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