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22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괴나리봇짐


'지리산의 봄은 산수유로 열린다. 만복대(萬福臺·1,433m)는 미처 겨울을 벗지 못했는데, 산 아래 상위 마을(전남 구례군)은 노란 꽃잎으로 봄을 재촉한다. 나그네의 봇짐이 가볍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발걸음은 행운유수(行雲流水). 구름에 달 가듯이 섬진강 따라 경남 하동에 닿는다. 이때쯤이면 춘삼월(음력 3월), 십리 길에 벚꽃이 한창이다. 쌍계사에 배례하고 삼신봉(三神峰·1,284m)에 올라 숨을 고른다. 주봉인 천왕봉(天王峰·1,915m)을 오른편에 두고 남부능선을 따르다 음양샘에서 목을 축인다. 이제 주능선까지는 한 시간 길. 해발 1천5백m가 넘는 고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너른 잔돌밭(細石平田)에 붉은 향연이 펼쳐진다. 5월의 철쭉이다. 구름장 걷히자 봄볕이 따습다. 개나리봇짐 베고 꿈에 든다. 새털같이 허구한 날 어찌 그리 무심했을꼬. 봄비에 지는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봇짐 멘 나그네도 보였습니다. 흰 베 보자기에 짚신 얹고 먼 길을 떠나나 봅니다. 보따리엔 아빠를 그리며 개발새발 써 놓은 아이들의 안부 편지라도 들었을까요. 헤아리기 힘든 많은 날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디에 담았을까요. 나그네의 발걸음은 허허로운데 봄 길은 멀기만 합니다.'

바루기=㉠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새털→쇠털(새털도 헤아리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소의 터럭을 의미) ㉢개발새발·개발쇠발→괴발개발(고양이 발과 개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0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65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548
2926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50
2925 괄괄하다 風磬 2006.09.29 14191
2924 괄세, 섭하다 바람의종 2010.02.21 12338
2923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113
2922 광대수염 바람의종 2008.02.13 8420
2921 광안리 바람의종 2012.04.19 12277
2920 괘씸죄 바람의종 2008.03.31 7889
2919 괜스럽다 바람의종 2010.08.05 9317
2918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403
2917 괴기라미 떡이라미 바람의종 2008.11.20 6612
» 괴나리봇짐, 쇠털, 괴발개발 바람의종 2008.05.23 9221
2915 괴다와 사랑하다 바람의종 2008.02.02 9646
2914 괴발개발(개발새발) 風磬 2006.09.14 20814
2913 교과서 바람의종 2009.02.20 5480
2912 교복물림 바람의종 2008.07.03 6773
2911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959
2910 교육과 새말 바람의종 2007.12.30 6669
2909 교정, 교열 / 전공의 風文 2020.05.27 1204
2908 교환 / 교체 바람의종 2010.10.04 13108
2907 구경꾼의 말 風文 2022.12.19 1003
2906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35
2905 구년묵이(구닥다리) 風磬 2006.10.10 148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