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3 02:17
괴나리봇짐, 쇠털, 괴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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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나리봇짐
'지리산의 봄은 산수유로 열린다. 만복대(萬福臺·1,433m)는 미처 겨울을 벗지 못했는데, 산 아래 상위 마을(전남 구례군)은 노란 꽃잎으로 봄을 재촉한다. 나그네의 봇짐이 가볍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발걸음은 행운유수(行雲流水). 구름에 달 가듯이 섬진강 따라 경남 하동에 닿는다. 이때쯤이면 춘삼월(음력 3월), 십리 길에 벚꽃이 한창이다. 쌍계사에 배례하고 삼신봉(三神峰·1,284m)에 올라 숨을 고른다. 주봉인 천왕봉(天王峰·1,915m)을 오른편에 두고 남부능선을 따르다 음양샘에서 목을 축인다. 이제 주능선까지는 한 시간 길. 해발 1천5백m가 넘는 고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너른 잔돌밭(細石平田)에 붉은 향연이 펼쳐진다. 5월의 철쭉이다. 구름장 걷히자 봄볕이 따습다. 개나리봇짐 베고 꿈에 든다. 새털같이 허구한 날 어찌 그리 무심했을꼬. 봄비에 지는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봇짐 멘 나그네도 보였습니다. 흰 베 보자기에 짚신 얹고 먼 길을 떠나나 봅니다. 보따리엔 아빠를 그리며 개발새발 써 놓은 아이들의 안부 편지라도 들었을까요. 헤아리기 힘든 많은 날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디에 담았을까요. 나그네의 발걸음은 허허로운데 봄 길은 멀기만 합니다.'
바루기=㉠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새털→쇠털(새털도 헤아리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소의 터럭을 의미) ㉢개발새발·개발쇠발→괴발개발(고양이 발과 개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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