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246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괴나리봇짐


'지리산의 봄은 산수유로 열린다. 만복대(萬福臺·1,433m)는 미처 겨울을 벗지 못했는데, 산 아래 상위 마을(전남 구례군)은 노란 꽃잎으로 봄을 재촉한다. 나그네의 봇짐이 가볍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발걸음은 행운유수(行雲流水). 구름에 달 가듯이 섬진강 따라 경남 하동에 닿는다. 이때쯤이면 춘삼월(음력 3월), 십리 길에 벚꽃이 한창이다. 쌍계사에 배례하고 삼신봉(三神峰·1,284m)에 올라 숨을 고른다. 주봉인 천왕봉(天王峰·1,915m)을 오른편에 두고 남부능선을 따르다 음양샘에서 목을 축인다. 이제 주능선까지는 한 시간 길. 해발 1천5백m가 넘는 고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너른 잔돌밭(細石平田)에 붉은 향연이 펼쳐진다. 5월의 철쭉이다. 구름장 걷히자 봄볕이 따습다. 개나리봇짐 베고 꿈에 든다. 새털같이 허구한 날 어찌 그리 무심했을꼬. 봄비에 지는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봇짐 멘 나그네도 보였습니다. 흰 베 보자기에 짚신 얹고 먼 길을 떠나나 봅니다. 보따리엔 아빠를 그리며 개발새발 써 놓은 아이들의 안부 편지라도 들었을까요. 헤아리기 힘든 많은 날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디에 담았을까요. 나그네의 발걸음은 허허로운데 봄 길은 멀기만 합니다.'

바루기=㉠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새털→쇠털(새털도 헤아리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소의 터럭을 의미) ㉢개발새발·개발쇠발→괴발개발(고양이 발과 개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78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3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282
1940 각축 바람의종 2007.05.28 6136
1939 갈등 바람의종 2007.05.29 6292
1938 감로수 바람의종 2007.05.29 7690
1937 갑종 근로소득세 바람의종 2007.05.30 11378
1936 개안 바람의종 2007.05.30 7516
1935 거마비 바람의종 2007.06.01 10195
1934 건달 바람의종 2007.06.01 8645
1933 계간 바람의종 2007.06.02 7124
1932 계륵 바람의종 2007.06.02 6028
1931 고무적 바람의종 2007.06.03 7265
1930 공부 바람의종 2007.06.03 7211
1929 구축함 바람의종 2007.06.04 9110
1928 국면 바람의종 2007.06.04 9281
1927 국수 바람의종 2007.06.05 7438
1926 굴지 바람의종 2007.06.05 6968
1925 귀감 바람의종 2007.06.06 8637
1924 금일봉 바람의종 2007.06.06 10121
1923 기린아 바람의종 2007.06.07 9159
1922 기별 바람의종 2007.06.07 8690
1921 기우 바람의종 2007.06.08 10454
1920 기지촌 바람의종 2007.06.08 6833
1919 나락 바람의종 2007.06.09 67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