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3 03:12
"~대" 와 "~데"
조회 수 10157 추천 수 30 댓글 0
"~대" 와 "~데"
봄이 한창이다. 여기저기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사람들의 가슴에도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모처럼의 휴일, 소파에 드러누워 TV만 보는 남편이 아내의 눈에 마뜩할 리 없다.
아내 : '오늘 날씨 정말 좋다. 여의도에 꽃들이 많이 피어서 정말 예쁘대. 우리 거기 놀러 가자.'
남편 : ' (아이. 귀찮아.) 지나다 봤는데 저쪽 마을공원에도 꽃나무들이 많데. 거기나 가지.'
두 사람의 대화 중 '예쁘대'의 '-대'와 '많데'의 '-데'는 의미가 다른데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는 '누가 ∼다고 해'의 뜻이다.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들은 얘기를 '누가 그렇다고 말하더라'하고 듣는 이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아내가 여의도의 꽃을 직접 본 것은 아니다. 친구 등에게서 들은 것을 남편에게 전하고 있을 뿐이다.
'-데'는 '(내가 겪어보니까) ∼더라'의 뜻이다. 체험한 일을 듣는 이에게 회상해 말하는 것이다. 남편은 마을공원에서 꽃나무를 본 경험을 아내에게 얘기하고 있다.
위 대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ㄴ데'가 붙으면 의미가 또 달라진다. 이 어미는 '그 사람 키 정말 큰데' 처럼 듣는 이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감탄할 때 사용한다. 같은 문장으로 비교해 보면 더 쉽다.
그 영화 슬프대.(들은 이야기) 그 영화 슬프데.(자신의 경험) 그 영화 슬픈데.(감탄)
김형식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198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852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3493 |
2204 | 말 목숨 | 바람의종 | 2009.05.06 | 4604 |
2203 | 말 비틀기(1) | 바람의종 | 2010.01.18 | 9727 |
2202 | 말 비틀기(2) | 바람의종 | 2010.01.20 | 8778 |
2201 | 말과 공감 능력 | 風文 | 2022.01.26 | 1131 |
2200 | 말과 글 | 바람의종 | 2008.01.19 | 4163 |
2199 | 말과 나라 | 바람의종 | 2007.12.14 | 6756 |
2198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183 |
2197 | 말과 생각 | 바람의종 | 2008.06.17 | 6161 |
2196 |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 風文 | 2022.06.21 | 1145 |
2195 |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 風文 | 2022.07.06 | 1220 |
2194 | 말꽃과 삶꽃 | 바람의종 | 2008.01.28 | 6981 |
2193 | 말끝이 당신이다, 고급 말싸움법 | 風文 | 2022.07.19 | 1306 |
2192 | 말높이기 | 바람의종 | 2008.01.13 | 6352 |
2191 | 말다듬기 | 바람의종 | 2008.01.10 | 6468 |
2190 | 말다듬기 위원회 / 불통 | 風文 | 2020.05.22 | 1490 |
2189 | 말로 하는 정치 | 風文 | 2022.01.21 | 1319 |
2188 | 말머리아이 | 바람의종 | 2010.09.29 | 11107 |
2187 | 말빨, 화장빨, 글빨 | 바람의종 | 2010.03.07 | 10222 |
2186 | 말세 | 바람의종 | 2007.07.01 | 8663 |
2185 | 말소리의 높낮이 | 바람의종 | 2008.01.08 | 7217 |
2184 | 말소리의 억양 | 바람의종 | 2008.01.10 | 6865 |
2183 | 말씀이 계시다 | 바람의종 | 2009.07.30 | 74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