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0 03:41
설거지나 하세요. (게와 께)
조회 수 7378 추천 수 45 댓글 0
설거지나 하세요.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없다. 빈 식탁에 흰 종이 한 장만 달랑 놓여 있다. '여보 시장 갔다 올께, 밥 차려 먹어.' 아유, 밥이나 좀 차려 놓고 가지. 그렇지만 내가 간 큰 남편은 아니잖아. 냉장고 뒤져 김치 꺼내놓고 밥통에서 밥을 퍼 얌전히 식탁 앞에 앉는다. 그런데 '갔다 올께'라고? 밥은 못 차려주더라도 쪽지는 제대로 써야지. 맞춤법 바뀐 지가 언젠데. 어디 이걸로 한번 기를 꺾어 볼까? 아직도 맞춤법이 바뀐 걸 모르는 분들은 살짝 알려드릴 테니 기억해 두기 바란다.
전에는 '갈께''할께'처럼 '-ㄹ께'로 적는 게 옳았다. 하지만 이젠 '갈게''할게'처럼 표기하는 게 맞다. 자세히 설명하면 ⑴'-ㄹ게''-ㄹ지니라''-ㄹ지어다''-올시다' 처럼 의문을 나타내지 않는 어미들은 예사소리로 적고 ⑵ '-ㄹ까''-ㄹ꼬''-리까''-ㄹ쏘냐'처럼 의문을 나타내는 것들은 된소리로 적는다.
'딩동.' 아 드디어 오셨군. 장바구니부터 받아놓고…. '여보, 이리 앉아봐요. 1988년에 맞춤법이 바뀌어서 이젠 '갔다 올께'란 말은 없어졌어. '갔다 올게'라고 써야지.' '뭐라고요, 이 양반이. 힘들어 죽겠는데. 빨리 설거지나 하세요.'
김형식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648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302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8076 |
1918 | 방울새 | 바람의종 | 2009.09.07 | 7734 |
1917 | 방조하다 | 바람의종 | 2008.03.30 | 7257 |
1916 | 방짜 유기 | 바람의종 | 2009.03.04 | 8251 |
1915 | 방편 | 바람의종 | 2007.07.07 | 6689 |
1914 | 방화 | 바람의종 | 2010.09.04 | 10083 |
1913 | 밭다리? 밧다리? | 바람의종 | 2010.08.05 | 10075 |
1912 | 배레나룻 | 風文 | 2024.02.18 | 1192 |
1911 | 배뱅잇굿 | 風文 | 2020.05.01 | 921 |
1910 | 배부, 배포 | 바람의종 | 2012.03.05 | 19245 |
1909 | 배수진 | 바람의종 | 2007.07.08 | 7122 |
1908 | 배식 | 바람의종 | 2009.02.03 | 7485 |
1907 | 배알이 꼬인다 | 바람의종 | 2008.01.12 | 20022 |
1906 |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 風文 | 2023.10.18 | 1284 |
1905 | 배워 주다 | 바람의종 | 2010.01.23 | 11273 |
1904 | 배제의 용어, '학번' / '둠벙'과 생태계 | 風文 | 2020.07.10 | 1949 |
1903 | 배제하다?/최인호 | 바람의종 | 2007.08.31 | 8877 |
1902 | 백넘버, 노게임 | 바람의종 | 2011.11.13 | 7935 |
1901 | 백두산 | 바람의종 | 2008.02.12 | 8086 |
1900 | 백병전 | 바람의종 | 2007.07.08 | 6081 |
1899 | 백서 | 바람의종 | 2007.07.09 | 5376 |
1898 | 백성 | 바람의종 | 2007.07.09 | 9062 |
1897 | 백수 | 바람의종 | 2007.07.10 | 61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