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04 14:54

바람

조회 수 5965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바람

‘바람’의 일차적 의미는 ‘기압의 변화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이다. 바람은 이 뜻에서 벗어나, 다른 말을 덧붙여서 여러 가지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 언론에서는 한때 ‘바람’의 한자인 ‘風’(풍)으로 이런저런 부정적 냄새가 풍기는 말들을 많이 만들어 내었다. ‘북풍·세풍·병풍·총풍’ 등이 대표적인 보기다. 정치에 북한을 이용한 것을 북풍, 세금과 관련된 추문을 세풍, 특정인의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한 것을 병풍,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의 표를 모으고자 휴전선에서 일부러 총격전을 벌였다는 따위의 일을 총풍이라 했다. 다른 말로 바꾸어 보면 ‘사건’이다. 보통 사건이 아니라 꾀를 부려 좋지 못한 일을 꾀하다가 동티가 난 사건이다. 미국에서는 닉슨의 ‘워터게이트’, 클린턴의 ‘지퍼게이트’ 등의 말이 있었다. ‘풍’은 미국의 ‘게이트’에 해당됨직하다. “도풍(盜風)은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지 폭로가 목적이 아니다.”한 일간지의 “與는 일부만 부각 눈가림 말라”라는 제목을 단 기사 중 한 구절이다. 큰도둑이 잡혔는데, 그 도둑이 어느 도지사의 집에 12만달러가 있었다고 말한 데서 연유하여 ‘도풍’이란 말을 만들어 썼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도 있는데, 바람은 이렇게 말썽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날려 버리고, 쓸어가 버리고, 들썩거리게 만든다. 그래서 들썩거리는 일, 말썽이 된 일에 갖다 대는가 보다. 다행인 것은 좋지 않은 일에 ‘풍’이나 ‘게이트’를 갖다 댄다는 점이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94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4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328
1984 까짓것, 고까짓것, 고까짓 바람의종 2010.05.13 9285
1983 하영 먹어마씀! 바람의종 2009.09.06 9284
1982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283
1981 딱총새 바람의종 2009.10.02 9282
1980 옷매무새, 옷매무시 바람의종 2008.09.25 9281
1979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277
1978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10.07.30 9270
1977 등용문 바람의종 2010.07.17 9263
1976 지역감정과 별명 바람의종 2010.03.08 9262
1975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262
1974 고문과, 짬밥 바람의종 2009.09.01 9262
1973 -씩 바람의종 2010.01.23 9260
1972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259
1971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58
1970 쑥밭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19 9250
1969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9
1968 싸드락싸드락 묵소! 바람의종 2009.11.23 9247
1967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243
1966 반죽이 좋다 바람의종 2008.01.10 9242
1965 책갈피 바람의종 2010.10.06 9241
1964 동백꽃 바람의종 2010.07.09 9240
1963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2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