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인생 역전'을 표어로 내건 로또 복권은 다른 복권들의 판매량을 형편없이 떨어뜨렸다. 로또 복권 열풍이 휘몰아치자 이를 두고 도박이냐 오락이냐 하는 논란이 일었다. 사행심을 부추긴다거나 근로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이 있지만 '일주일간의 꿈'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는 의견도 있다. 나만은 여섯 개의 숫자를 모두 '맞힐'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온 가족을 동원해 야단법석을 떨지만 월요일 아침 신문의 당첨 번호와 '맞춰'보는 순간 장밋빛 꿈은 사라지고 만다. 어쩌면 인생이 다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로 돌아가자. 우리가 흔히 잘못 쓰는 '맞히다'와 '맞추다'의 차이는 무얼까? 퀴즈나 수수께끼의 정답을 알아낼 경우엔 '맞히다'를, 어떤 것을 다른 것과 나란히 놓고 대조해 보는 경우엔 '맞추다'를 쓴다. '시간을 잘 맞춰 오너라''성격을 맞춰가며 살아야지'할 때는 '맞추다'로 잘 쓰다가도 '이게 뭔지 한번 맞춰(?)봐''과녁을 잘 맞춰(?)라'에서는 영락없이 틀린다.'뭔지 맞혀봐''과녁을 잘 맞혀라'가 바른 표기다. 자기가 산 복권이 당첨 번호를 맞혔는지 꼼꼼히 맞춰 보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여전할 것이다.
최성우 기자 swoo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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