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27 01:59

좋은 아침!

조회 수 11873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좋은 아침!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좋은 아침’이라는 인사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이 말 사용 빈도가 높다. ‘좋은 아침’은 ‘굿모닝’이라는 영어권 사람들의 인사말을 우리말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영어권 사람들은 오전·오후·저녁·밤 인사말이 다르다.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절 우리도 때에 따라 인사말이 달랐다. 어른을 만났을 때 그 시간이 아침 이른 때이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아침 식사시간 이후에는 ‘아침 드셨습니까’라고 했다. 또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맞추어서 ‘점심 잡수셨습니까’, ‘저녁 잡수셨습니까’라고 했다. 아침·점심·저녁을 가리지 않고 쓸 때에는 ‘진지 잡수셨습니까’라고 했다. 인사말이 상대방의 먹고 자고 하는 일을 묻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잠은 편안히 잤는지, 밥은 제때 찾아 먹었는지를 묻는 것이 인사였다.

영국은 활짝 갠 날이 그리 많지 않다. 안개가 낀 우중충한 날씨가 보통이다. 날씨가 좋지 않으니까 ‘굿모닝’은 서로의 바람이면서 상대방에 대한 축복의 의미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먹고 살기가 항상 빠듯했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듯이 봄이면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집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밥을 먹었는지를 묻는 말이 인사가 되었다.

이젠 우리도 먹고 사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인사말에도 먹고 사는 이야기는 빼고 포괄적으로 ‘안녕하세요’라거나, 요즘 와서는 아예 인사말을 날씨로 바꿔 ‘좋은 아침’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58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0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999
2886 주머니차 바람의종 2007.12.22 7427
2885 주마등 바람의종 2010.04.01 12362
2884 주년, 돌, 회 바람의종 2010.05.31 10777
2883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321
2882 주격조사 바람의종 2010.07.21 9529
2881 죄다, 죄여, 조이다, 조여 바람의종 2010.06.20 19426
2880 좌익 바람의종 2007.08.20 6616
2879 좌우하다와 좌지우지하다 바람의종 2010.11.10 12519
2878 좌우 바람의종 2009.05.12 8029
2877 좋음과 나쁨, 제2외국어 교육 風文 2022.07.08 1465
2876 좋은 하루 되세요 바람의종 2008.08.28 6479
» 좋은 아침! 바람의종 2008.03.27 11873
2874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307
2873 좋으네요, 좋네요 바람의종 2010.04.19 13403
2872 좋게 말하기 바람의종 2008.06.12 8241
2871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157
2870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08.06.08 8710
2869 종달새 바람의종 2009.05.26 10034
2868 종군위안부 바람의종 2012.05.04 10623
2867 종교 바람의종 2009.09.22 9527
2866 좀체로, 의례적 바람의종 2008.12.15 17016
2865 졸이다, 조리다 바람의종 2008.10.14 68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