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9 01:37

저 같은 경우는?

조회 수 6216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저 같은 경우는?

흔히 쓰이는 이상한 말투 가운데 ‘~ 같은 경우는’이란 익은말이 있다. 이 말투는 삽시간에 널리 퍼져 일반 대중의 말뿐만 아니라 방송 진행자들의 말까지 흐려놓고 있다. 연예인들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전문 방송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말투가 일반화돼 있다.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 조금만 눈귀를 기울이면 이런 말투를 거의 습관적으로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부도가 난 어느 회사의 재무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부채 같은 경우는’, ‘자본금 같은 경우는’ 하면서 말을 이어나간다. 그냥 ‘부채는’, ‘자본금은’ 하면 잘 간추려진 말인데, 공연히 군더더기를 붙여 뒤틀어 놓고 있다. 외제 상품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에서는 잘 팔리는 외제 상품을 들추면서 ‘담배 같은 경우는’, ‘자동차 같은 경우는’ 한다. 담배나 자동차가 특히 많이 팔려서 다른 외제 상품과 차별화하고자 그런 표현을 썼다면 몰라도, 단순히 여러 가지 외제 상품을 나열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다. 여기서도 그냥 ‘담배는’, ‘자동차는’ 하면 될 일이다.

우리말에 이런 쓰임새의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정 상황을 공유하는 집단을 뭉뚱그려 이를 때 이런 말을 쓴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 도둑을 욕하더라도, 굶기를 밥 먹듯 해 온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럴 수 없습니다”라고 했을 때의 ‘저 같은 경우’는 ‘저’ 말고도 저와 같은 상황을 겪어 온 여러 사람을 뭉뚱그려 이른 것이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9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69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393
1896 면목 바람의종 2007.07.01 8212
1895 명일 바람의종 2007.07.02 11327
1894 모리배 바람의종 2007.07.02 16698
1893 모순 바람의종 2007.07.03 5882
1892 목적 바람의종 2007.07.03 7029
1891 무녀리 바람의종 2007.07.04 9248
1890 무진장 바람의종 2007.07.04 7450
1889 문외한 바람의종 2007.07.05 8828
1888 미망인 바람의종 2007.07.05 6197
1887 미인계 바람의종 2007.07.06 7304
1886 밀월 바람의종 2007.07.06 9053
1885 박사 바람의종 2007.07.07 7959
1884 방편 바람의종 2007.07.07 6850
1883 배수진 바람의종 2007.07.08 7272
1882 백병전 바람의종 2007.07.08 6214
1881 백서 바람의종 2007.07.09 5493
1880 백성 바람의종 2007.07.09 9198
1879 백수 바람의종 2007.07.10 6304
1878 백안시 바람의종 2007.07.10 7707
1877 백전백승 바람의종 2007.07.11 6327
1876 백정 바람의종 2007.07.11 6580
1875 보루 바람의종 2007.07.13 57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