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1 11:35

방법론?

조회 수 7207 추천 수 8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방법론?


“무엇을 보수(保守)하고 어떻게 변화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씨는 지금 그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최근의 어느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사전은 ‘방법론’을 ‘학문 연구에서 진리에 이르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에 관한 이론’으로 풀이한다. 확실한 개념은 밀쳐 놓더라도 우선 대단히 어려운 학문 용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풀이를 봐도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을 왜 매우 단순하고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일에다 쓰고 있는가?

두 사람은 지금 ‘방법’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지,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 아니다. ‘방법’이 ‘방법론’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확실한 것들이 모호해지면서 글 전체가 안개 낀 시야가 돼 버린다. 사유 자체가 어렵고, 그 사유에 다가서려니 어쩔 수 없이 난해한 학문적 용어를 써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러나 앞에서 인용한 문장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론’이라는 접미사 자체가 우선 모호함을 더한다. 무슨 대단히 함축한 뜻이 있는 것처럼 전달되기 때문이다. “야당 태도는 반대론이라기보다는 회피론에 가깝다”는 구절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그냥 “반대라기보다는 회피에 가깝다”고 하면 쉽고 명료하게 전달된다.

‘론’이니 ‘학’이니 ‘설’이니 하는 접미사들을 자꾸 글이나 말에 끌어들이는 것은 특히 얼치기 지식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우재욱/우리말순화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500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60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6315
1940 영부인 바람의종 2009.12.14 8303
1939 국어의 품사 1 바람의종 2009.12.14 15056
1938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447
1937 구저모디 file 바람의종 2009.12.14 8327
1936 서나서나 허소! file 바람의종 2009.12.14 8858
1935 애기 바람의종 2009.12.04 7071
1934 빈축, 효빈, 눈살, 눈쌀 바람의종 2009.12.04 14416
1933 ‘하므로’와 ‘함으로’ 바람의종 2009.12.04 9634
1932 ‘로서’와 ‘로써’ 바람의종 2009.12.04 10093
1931 실랑이 바람의종 2009.12.04 9015
1930 할미새 바람의종 2009.12.04 10217
1929 어깨를 걸고 나란히 바람의종 2009.12.01 12292
1928 됐거든 바람의종 2009.12.01 8768
1927 아리아리 바람의종 2009.12.01 10918
1926 ‘몇 일’이 아니고 ‘며칠’인 이유 바람의종 2009.12.01 10947
1925 선크림 바람의종 2009.12.01 7925
1924 놉샹이 바람의종 2009.12.01 8553
1923 원인, 이유 바람의종 2009.11.29 9198
1922 땜빵 바람의종 2009.11.29 21444
1921 차별하는 말 미망인 1 바람의종 2009.11.29 10505
1920 곰비임비 바람의종 2009.11.29 8450
1919 싸목싸목 허소! 바람의종 2009.11.29 97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