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300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말뜻말맛
한겨레









‘속’과 ‘안’은 본디 다른 말인데, 요즘은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이라 하고,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이라 해놨다.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 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였으나 그건 죄다 위에 풀이한 뜻에서 번져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뜻을 또렷하게 밝혀놓으면 번지고 퍼져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뜻을 흐릿하게 해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속’은 ‘겉’과 짝을 이뤄 평면이나 덩이를 뜻하고, ‘안’은 ‘밖’과 짝을 이뤄 텅빈 공간을 뜻한다. ‘속’은 ‘겉’과 하나가 돼 붙어 있지만, ‘안’은 ‘밖’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러니까 국어사전이 보기로 내놓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목 ‘속’에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 이런 것들은 잘못 쓴 보기로 내세워야 마땅한 것들이다. 골목에는 ‘속’이 없고 ‘안’이 있을 뿐이고, 지갑에는 ‘안’이 없고 ‘속’이 있을 뿐이다. 우리 속담 “독 안에 든 쥐” 또는 “보선이라 속을 뒤집어 보이겠나!” 같은 쓰임새를 눈여겨 살피면 깨달을 수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6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2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144
1804 가댔수? 바람의종 2009.06.29 6743
1803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80
1802 추켜세우다, 치켜세우다 바람의종 2009.06.29 10133
1801 난이도, 난도 바람의종 2009.06.29 11916
1800 몰로이 바람의종 2009.06.30 9281
1799 사파리 바람의종 2009.06.30 6626
1798 바라+겠 바람의종 2009.06.30 6328
1797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247
1796 이따가, 있다가 바람의종 2009.06.30 7866
1795 솔새 바람의종 2009.07.06 7062
1794 여성 바람의종 2009.07.06 5956
1793 선팅, 로터리 바람의종 2009.07.06 7096
1792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682
1791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920
1790 가드랬수 바람의종 2009.07.07 6269
1789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33
1788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573
1787 나의 살던 고향은 바람의종 2009.07.07 8866
1786 내일 뵈요. 바람의종 2009.07.07 8896
1785 오부리 바람의종 2009.07.08 9202
1784 굴뚝새 바람의종 2009.07.08 6062
1783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1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