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295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말뜻말맛
한겨레









‘속’과 ‘안’은 본디 다른 말인데, 요즘은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이라 하고,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이라 해놨다.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 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였으나 그건 죄다 위에 풀이한 뜻에서 번져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뜻을 또렷하게 밝혀놓으면 번지고 퍼져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뜻을 흐릿하게 해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속’은 ‘겉’과 짝을 이뤄 평면이나 덩이를 뜻하고, ‘안’은 ‘밖’과 짝을 이뤄 텅빈 공간을 뜻한다. ‘속’은 ‘겉’과 하나가 돼 붙어 있지만, ‘안’은 ‘밖’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러니까 국어사전이 보기로 내놓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목 ‘속’에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 이런 것들은 잘못 쓴 보기로 내세워야 마땅한 것들이다. 골목에는 ‘속’이 없고 ‘안’이 있을 뿐이고, 지갑에는 ‘안’이 없고 ‘속’이 있을 뿐이다. 우리 속담 “독 안에 든 쥐” 또는 “보선이라 속을 뒤집어 보이겠나!” 같은 쓰임새를 눈여겨 살피면 깨달을 수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53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06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980
1804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452
1803 뽀개기 바람의종 2010.05.09 8454
1802 봉숭아, 복숭아 바람의종 2008.09.18 8455
1801 단음절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2.05 8455
1800 건달 바람의종 2007.06.01 8456
1799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56
1798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56
1797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58
1796 아슴찮아라, 참! file 바람의종 2010.05.09 8458
1795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460
1794 아성 바람의종 2007.07.30 8465
1793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465
1792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468
1791 이모작 바람의종 2009.10.02 8468
1790 이판사판 바람의종 2007.12.17 8468
1789 노력했지마는 / 노력했지만은 바람의종 2012.06.14 8468
1788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469
1787 방언은 모국어다 바람의종 2007.10.16 8470
1786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473
1785 호꼼마씸? file 바람의종 2010.03.07 8473
1784 씨가 먹히다 바람의종 2008.01.20 8473
1783 절거리 바람의종 2009.10.01 84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