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05.22 18:39

고맙습니다 / 김지석

조회 수 12560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맙습니다 / 김지석
유레카
한겨레 김지석 기자





























» 김지석 논설위원
얼마 전 끝난 드라마 〈고맙습니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다. 치매 걸린 할아버지와 착한 미혼모,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천사 같은 아이를 한 가족으로 만든 설정부터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감동이 있다. 할아버지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이들은 결국 마을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을 도움받았을 때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상대의 행위에서 인정과 선의가 느껴지면 더욱 그렇다. 곧, 고마움은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높여주는 다른 사람의 지원과 연대에 대한 마음의 울림이다. 친밀감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영어 ‘생큐’(Thank you)의 어원이 ‘생각하다’(think)인 것도 이와 통한다.

여기에 더해 ‘고맙다’는 말에는 하나의 차원이 더 있다. 사랑과 공경이 그것이다. 천소영 수원대 국문과 교수는 〈우리말의 속살〉에서, ‘고맙다’의 어원 ‘고마’가 신 또는 신령을 지칭한다고 설명한다. ‘고마’의 형용사형인 ‘고맙다’는 인간 이상의 존재에 대한 외경의 표현이며, 동사형 ‘고마하다’는 ‘공경하다’라는 뜻을 갖는다. 그래서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는 것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갈 뿐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더 성숙해지고 주위 사람들까지 변화시킨다. 〈고맙습니다〉의 주인공 가족이 바로 그랬다.

살아가면서 가장 고마워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나의 가치를 가장 잘 알고 지원해주는 가족과 동료, 이웃이다. 오늘은 마침 성년의 날(5월 셋째 월요일)이자 부부의 날(5월21일)이다. 어느 누구보다 고마움에 대해 더 생각해 봐야 할 사람들의 날이다. 특히 이제 성인이 된 젊은이들에겐 주위 사람과의 관계를 차분히 돌아보는 날이 되기 바란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55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1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083
180 어안이 벙벙하다 바람의종 2008.01.25 15918
179 ‘감투’와 ‘망탕’ 바람의종 2010.03.23 15951
178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5970
177 ‘뜨더국’과 ‘마치다’ 바람의종 2010.04.02 15995
176 한풀 꺾이다 바람의종 2008.02.01 16040
175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046
174 개개다(개기다) 風磬 2006.09.13 16049
173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바람의종 2012.10.02 16060
172 겻불 風磬 2006.09.14 16062
171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들 風磬 2006.09.07 16076
170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101
169 개차반 風磬 2006.09.14 16151
168 차지다 , 찰지다 바람의종 2012.09.04 16182
167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210
166 단수 정리 바람의종 2007.10.17 16278
165 외래어 받침 표기법 바람의종 2012.05.07 16294
164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295
163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310
162 조조할인 바람의종 2010.08.17 16337
161 살아 진천 죽어 용인 바람의종 2008.01.15 16462
160 포클레인, 굴삭기 / 굴착기, 삽차 바람의종 2010.05.31 16482
159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