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8.17 15:33

스포츠 중계

조회 수 1159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스포츠 중계

시드니올림픽이 열리던 2000년 여름도 뜨거웠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따낸 메달의 수는 런던올림픽과 같은 28개였지만 색깔은 달랐다.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0개. 당시 메달리스트 중에 돋보인 이는 체급을 바꾸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레슬링의 심권호 선수였다. 귀국 환영회,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 등으로 분주했던 심권호를 스튜디오에서 만나 물었다. 집에 돌아오니 어떻더냐? 뻔한 질문에 돌아온 답은 ‘고수’다운 것이었다. “이미 잔치는 끝나 있었다.”

대한민국이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낸 런던올림픽의 잔치도 끝났다. 현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여준 중계방송도 아울러 끝났다. 하지만 뒤끝은 남는다.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를 대본 없이 전하는 스포츠 중계에 크고 작은 실수가 없을 수 없다. 중계방송을 업으로 삼는 아나운서이기에 웬만한 허물은 그러려니 넘어가기를 바라는 바 없지 않다. 한편으로는 생방송이기에 피할 수 없던 상황, 비켜설 수 있었지만 그러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범실’, ‘주어진다’, ‘보여진다’ 따위의 답습하면 안 될 전철을 되밟은 중계가 더욱이 그러하다.

폐막을 앞둔 지난 토요일 밤 ‘한일전’이 열렸다.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이다. 내내 끌려가던 한국이 잇따라 점수 올리는 상황에서 서브 실패가 나왔다. 역전을 코밑에 두고 나온 ‘치명적 실수’는 중계 아나운서 말 한마디에 ‘범실’(평범한 실책)로 둔갑했다. 리듬체조에서는 ‘26.750점이 주어진다’ 했다. 점수는 ‘(심판이) 주는 것’이며 ‘(선수가) 받는 것’이다.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도 피동의 뜻이 겹쳤다. 장래 상황은 ‘전망하다’, ‘기대하다’, ‘예상하다’라 하면 될 일이다. 스포츠 중계의 기본인 상황전달과 경기분석은 용어·표현의 상투성을 다듬는 것에서 시작한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9553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606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1084
    read more
  4. 성급, 조급

    Date2012.08.30 By바람의종 Views10016
    Read More
  5. 화성돈

    Date2012.08.30 By바람의종 Views10819
    Read More
  6. 으레, 으례, 의례

    Date2012.08.23 By바람의종 Views14986
    Read More
  7. 나무랬다, 나무랐다 / 바람, 바램

    Date2012.08.23 By바람의종 Views20913
    Read More
  8. 과욋돈

    Date2012.08.21 By바람의종 Views8918
    Read More
  9. 몸 달은

    Date2012.08.21 By바람의종 Views7062
    Read More
  10. 묫자리 / 묏자리

    Date2012.08.20 By바람의종 Views12356
    Read More
  11. 바람

    Date2012.08.20 By바람의종 Views9283
    Read More
  12. 가이없는 은혜

    Date2012.08.17 By바람의종 Views9097
    Read More
  13. 스포츠 중계

    Date2012.08.17 By바람의종 Views11593
    Read More
  14. 들어눕다 / 드러눕다, 들어내다 / 드러내다

    Date2012.08.16 By바람의종 Views20728
    Read More
  15. 애저녁에 / 애초에

    Date2012.08.16 By바람의종 Views14937
    Read More
  16.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Date2012.08.14 By바람의종 Views32876
    Read More
  17. 날개쭉지

    Date2012.08.14 By바람의종 Views10548
    Read More
  18. 뇌졸중 / 뇌졸증

    Date2012.08.13 By바람의종 Views11918
    Read More
  19. 마린보이

    Date2012.08.13 By바람의종 Views12242
    Read More
  20. 아언각비

    Date2012.08.13 By바람의종 Views11427
    Read More
  21. 불은 라면

    Date2012.08.01 By바람의종 Views8977
    Read More
  22. 갸냘픈

    Date2012.08.01 By바람의종 Views8198
    Read More
  23.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Date2012.07.27 By바람의종 Views13909
    Read More
  24. Date2012.07.27 By바람의종 Views9242
    Read More
  25. 양수겹장 / 양수겸장

    Date2012.07.25 By바람의종 Views3051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