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7.06 13:08

다대기, 닭도리탕

조회 수 13025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다대기

“오늘 엠비시 앞에 뜬 ‘밥차’에서 삼계탕을 받아먹었다. 회사 식당이 바로 코앞인데, 밥상 차린 곳은 엠비시 남문 길바닥이었다. 여기저기 빚 많이 진 형편에 ‘삼계탕 빚’이 또 하나 늘었다. 이 빚을 어찌 다 갚을지, 걱정이다. 고마운 이웃들, 시청자 여러분!” 지난 월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영양센터’라 간판 내건 통닭집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닭고기는 보양식이니, 그 행사에 함께한 모든 이는 삼계탕 한 그릇에 ‘끼니’ 이상의 뜻이 담겨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삼계탕, 통닭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게 ‘닭도리탕’이다. “연구자들은 ‘닭도리탕’의 ‘도리’를 일본어 ‘도리’(とり)에서 온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으며, <우리말어원사전>(1997)은 ‘도리탕’의 어원을 ‘(일)鳥/鷄[tori]+湯>도리탕’으로 제시하고 있다.”(국립국어원 누리집) 그래서 제시한 순화어가 ‘닭볶음탕’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도리’가 ‘도리다’(둥글게 빙 돌려서 베거나 파다)에서 왔다는 것이다. 이에 바탕을 둔 주장은 김형주 독자(2007), 김선철 국어원 연구관(2008), 예종석 교수(2010) 등이 <한겨레>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올해 초에 소설가 이외수씨도 비슷한 주장을 했지만 ‘닭도리탕 논쟁’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다.

‘닭볶음탕’은 문화부가 발표한 <식생활 관련 용어 순화집>에 ‘닭도리탕’의 순화어로 공식 등장한다. 20년 전인 1992년의 일이다. 이때 함께 나온 것 중의 하나가 ‘다진 양념’이다. ‘다대기’는 ‘두드리다, 다지다’는 뜻의 일본어 ‘다타키’(たたき)에서 온 것이니 순화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함경도 지방을 대표하는 함흥냉면에는 고춧가루 양념이 애용되어 ‘다대기’라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을 정도”(한국민족문화대백과)라는 설명이 있는가 하면 <우리말큰사전>(1995)은 ‘다대기’를 우리말로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43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9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985
3058 하릴없다와 할 일 없다 바람의종 2010.03.08 13194
3057 목재가구 / 목제가구 바람의종 2009.11.23 13184
3056 뒤처지다 /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3.27 13176
3055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173
3054 심금을 울리다 바람의종 2008.01.19 13153
3053 가난을 되물림, 대물림, 물림 바람의종 2010.03.30 13149
3052 "정한수" 떠놓고… 1 바람의종 2008.04.01 13145
3051 한목소리, 한 목소리, 한걸음, 한 걸음 바람의종 2010.06.01 13144
3050 양해의 말씀 / 기라성 바람의종 2010.03.23 13135
3049 장마비, 장맛비 / 해님, 햇님 바람의종 2009.02.22 13134
3048 적자 바람의종 2007.08.16 13129
3047 교환 / 교체 바람의종 2010.10.04 13115
3046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104
3045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100
3044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088
3043 애끊다와 애끓다 바람의종 2010.03.15 13081
3042 하락세로 치닫다 바람의종 2009.02.05 13063
3041 고주망태 바람의종 2010.03.30 13061
3040 있사오니 / 있아오니 바람의종 2011.11.30 13043
3039 ‘-율’과 ‘-률’ 바람의종 2010.04.18 13042
3038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027
» 다대기, 닭도리탕 바람의종 2012.07.06 130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