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기
“오늘 엠비시 앞에 뜬 ‘밥차’에서 삼계탕을 받아먹었다. 회사 식당이 바로 코앞인데, 밥상 차린 곳은 엠비시 남문 길바닥이었다. 여기저기 빚 많이 진 형편에 ‘삼계탕 빚’이 또 하나 늘었다. 이 빚을 어찌 다 갚을지, 걱정이다. 고마운 이웃들, 시청자 여러분!” 지난 월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영양센터’라 간판 내건 통닭집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닭고기는 보양식이니, 그 행사에 함께한 모든 이는 삼계탕 한 그릇에 ‘끼니’ 이상의 뜻이 담겨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삼계탕, 통닭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게 ‘닭도리탕’이다. “연구자들은 ‘닭도리탕’의 ‘도리’를 일본어 ‘도리’(とり)에서 온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으며, <우리말어원사전>(1997)은 ‘도리탕’의 어원을 ‘(일)鳥/鷄[tori]+湯>도리탕’으로 제시하고 있다.”(국립국어원 누리집) 그래서 제시한 순화어가 ‘닭볶음탕’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도리’가 ‘도리다’(둥글게 빙 돌려서 베거나 파다)에서 왔다는 것이다. 이에 바탕을 둔 주장은 김형주 독자(2007), 김선철 국어원 연구관(2008), 예종석 교수(2010) 등이 <한겨레>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올해 초에 소설가 이외수씨도 비슷한 주장을 했지만 ‘닭도리탕 논쟁’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 같다.
‘닭볶음탕’은 문화부가 발표한 <식생활 관련 용어 순화집>에 ‘닭도리탕’의 순화어로 공식 등장한다. 20년 전인 1992년의 일이다. 이때 함께 나온 것 중의 하나가 ‘다진 양념’이다. ‘다대기’는 ‘두드리다, 다지다’는 뜻의 일본어 ‘다타키’(たたき)에서 온 것이니 순화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함경도 지방을 대표하는 함흥냉면에는 고춧가루 양념이 애용되어 ‘다대기’라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을 정도”(한국민족문화대백과)라는 설명이 있는가 하면 <우리말큰사전>(1995)은 ‘다대기’를 우리말로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9207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573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0641 |
1320 | 메다와 지다 | 바람의종 | 2008.03.06 | 7120 |
1319 | 메다, 매다 | 바람의종 | 2008.10.14 | 7447 |
1318 | 메가폰과 마이크 | 바람의종 | 2010.01.10 | 7883 |
1317 | 멍텅구리 | 風磬 | 2006.11.26 | 7054 |
1316 | 멍귀·귿환·머흘쇠 | 바람의종 | 2008.06.24 | 6090 |
1315 |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 風文 | 2023.04.17 | 1078 |
1314 | 멋, 맵시 | 바람의종 | 2010.07.18 | 9582 |
1313 | 멀쩡하다 / 내외빈 | 風文 | 2020.06.18 | 1778 |
1312 | 먼지털이, 재털이 | 바람의종 | 2010.03.13 | 9690 |
1311 | 먹통 같다 | 바람의종 | 2008.01.07 | 9694 |
1310 | 먹지 말앙 | 바람의종 | 2009.05.09 | 6844 |
1309 | 먹어시냐 | 바람의종 | 2009.06.17 | 5872 |
1308 | 먹어 보난 | 바람의종 | 2009.05.20 | 7763 |
1307 | 먹고 잪다 | 바람의종 | 2009.07.10 | 6602 |
1306 | 먹거리와 먹을거리 | 바람의종 | 2008.01.08 | 8240 |
1305 | 먹거리, 먹을거리 | 바람의종 | 2008.11.16 | 6024 |
1304 | 먹거리 | 바람의종 | 2010.11.03 | 10021 |
1303 | 먹 | 바람의종 | 2009.05.06 | 7810 |
1302 | 머지않아/멀지않아 | 바람의종 | 2009.02.04 | 10221 |
1301 | 머지않아 | 바람의종 | 2010.03.22 | 11232 |
1300 | 머슴날 | 바람의종 | 2009.08.02 | 7204 |
1299 | 맹숭맹숭, 맨송맨송 | 바람의종 | 2010.11.01 | 127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