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06 23:25

내비게이션

조회 수 10525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비게이션

‘고객님 앞으로 주문 상품 <나이 한 살>이 배송중입니다. 본 상품은 특별주문 상품으로 취소·교환·환불이 불가합니다. 상품 수령 후 수취 확인 바랍니다.’ 연말에 접어들면서 돌아다니는 문자메시지이다. ‘가는 세월’ 아쉬워하는 세대가 공감할 내용이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의 맛을 마흔 넘어서야 되새김하는 늦깎이인 나는 ‘특별주문 상품’인 ‘나이 한 살’이 싫지만은 않다. 청춘의 뒤끝은 여전히 내게 남아 있고 중년 이후에야 알 수 있는 신체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는 새 학기처럼 다가온다. 2011학년에서 2012학년으로 ‘진급’하는 것이다. 한 해 더 ‘진급’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호젓한 절간에서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하고 고즈넉한 성당에서 ‘송구영신 피정’을 하는 이들이다. 묵상과 성찰을 통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분히 앞날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경구는 그래서 뜻깊다.

인생의 속도와 방향은 부모와 스승, 동료 그리고 책을 항법사 삼아 자신이 결정한다. 낯선 길의 동반자는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표준국어대사전)인 ‘내비게이션’이다. 항법사에 어울리는 외래어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내비게이터’이다. “‘내비게이션’은 ‘길도우미’로 다듬었다”고 밝힌 국립국어원 연구원도 “‘내비게이션’은 영어를 바탕으로 한 우리식 외래어, 이른바 콩글리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한겨레> 2008년 7월) 국립국어원은 <2003년 신어자료집>에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지점으로 정확히 도착하게 하는 데 이용하는 차량용 항법장치’로 ‘내비게이터’를 수록한 바 있다. 2003년에 ‘내비게이터’를 인정했다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내비게이션’을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올린 국립국어원의 뜻이 궁금하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8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4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102
2446 동티 바람의종 2010.03.08 10618
2445 아내와 부인 바람의종 2010.03.19 10618
2444 엿장수, 엿장사 바람의종 2010.04.23 10611
2443 조리다와 졸이다 바람의종 2010.10.04 10610
2442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610
2441 불구하고?/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10609
2440 여운을 남기다 바람의종 2010.02.07 10609
2439 주책 바람의종 2010.07.12 10608
2438 뜨거운 감자 바람의종 2009.04.09 10608
2437 어르다, 으르다 바람의종 2010.09.01 10607
2436 들추다, 들치다 바람의종 2009.11.24 10605
2435 날 뭘로 보고! 바람의종 2011.12.12 10603
2434 내지 바람의종 2009.05.24 10601
2433 명태의 이름 바람의종 2010.05.05 10597
2432 돈 깨나 있냐? / 돈은 커녕 바람의종 2010.03.18 10597
2431 녹초가 되다 바람의종 2010.03.06 10589
2430 날개쭉지 바람의종 2012.08.14 10587
2429 진, 데님 바람의종 2010.05.07 10579
2428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바람의종 2008.10.10 10579
2427 어금지금하다 바람의종 2010.01.08 10575
2426 중국의 언어 바람의종 2008.02.24 10574
2425 가듯, 갈 듯 바람의종 2009.08.01 1057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