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254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국가 및 공공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따위의 사회규범을 법이라 한다. 말과 글에도 법이 있다. 언어의 체계를 다듬어 정리한 문법이다. 우리나라 문법의 틀은 어문규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른바 ‘4대 어문규정’은 표준어 사정의 원칙과 표준 발음법을 체계화한 표준어규정, 표준어를 중심으로 우리말 표기의 규칙을 정한 한글맞춤법,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법을 정한 외래어표기법 그리고 우리말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방법을 밝힌 로마자표기법이다. Paris를 ‘파리’로 옮기는 것은 외래어표기법, 서울을 ‘Seoul’로 적는 것은 로마자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나라 밖에서 들어온 것이기에 ‘들온말’이라 하는 외래어는 표기법의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원산지’가 제각각인 언어의 발음을 살펴야 하고, 이미 굳어진 말은 관용을 인정하여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표기 세칙과 관용 표기 등을 꼼꼼히 따져 외래어 표기를 정하는 일을 맡아 하는 기구가 있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정부·언론 외래어심의 공동위원회이다. 인명·지명 등 고유명사를 중심으로 말글살이에 새롭게 등장한 낯선 외래어, 표기가 혼란한 용어를 주로 다루는 이 위원회가 그저께 제100차 정례회의를 했다. 이 회의에서 영화 <엑스맨> 등으로 널리 알려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배우 ‘휴 잭맨’, 같은 나라의 소프라노 가수 ‘조앤 서덜랜드’ 그리고 영국의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널리 쓰이는 표기를 인정했다. 외래어표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휴 재크먼(Jackman)’, ‘존(Joan) 서덜랜드’, ‘데이비드 보이(Bowie)’로 해야 하지만 언중의 혼란을 막기 위해 관용을 따른 결정이다.

외래어 심의는 관련 규범을 바탕으로 현지 발음과 관용 따위를 시시콜콜하게 따져 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구성원이 지키기로 합의한 법을 따라야 사회가 안정되듯이 결정된 표기도 널리 알리고 ‘약속’처럼 함께 지켜 나가는 게 ‘결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1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71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646
2160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46
2159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484
2158 맞고요, 맞구요 風磬 2006.09.09 16585
2157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바람의종 2012.11.23 24361
2156 맞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01.13 7499
2155 맞장(맞짱) 바람의종 2009.09.27 9678
2154 맞장구 치다 바람의종 2008.01.07 11994
2153 맞춤법 비켜가기 바람의종 2008.04.06 8907
2152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783
2151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1042
2150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571
2149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708
2148 바람의종 2009.03.18 5211
2147 매기다와 메기다 바람의종 2010.03.12 19623
2146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328
2145 매무시 風磬 2006.11.26 7976
2144 매발톱꽃 바람의종 2008.03.16 7902
2143 맥문동 바람의종 2008.04.02 6414
2142 맥적다 바람의종 2007.05.08 9765
2141 맨 처음, 맨손 바람의종 2008.12.07 5722
2140 맨날, 만날 바람의종 2008.09.24 7423
2139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바람의종 2009.11.03 123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