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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10:52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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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1810년 10월 바이에른왕국의 루트비히 1세와 테레제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연 행사에서 비롯한 축제가 있다. 20세기에 접어들며 세계적인 민속 축제로 발전해 오늘에 이른 이 행사는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이다. 이름을 보면 ‘10월 축제’지만 실제로는 9월 셋째 토요일부터 16일 동안 열린다. 해가 길고 따뜻한 때에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시작하는 날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보름 남짓에 600만명이 찾아들 만큼, 200년 동안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온 이 행사의 힘은 맥주에서 나온다. 뮌헨시장이 맥주통의 꼭지를 따는 의식으로 축제를 시작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우리나라 맥줏집에서도 옥토버페스트에 즈음하여 갖가지 행사를 한다. 맥줏집은 ‘호프집’으로 통한다.
‘호프 한잔 하자’는 말은 곧 ‘맥주 한잔 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호프’는 맥주의 쌉쌀한 맛을 내는 재료에서 온 말이 아니다. 맥주나 약재의 원료로 쓰는 열매는 홉(hop)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호프’(Hof)를 독일어로 밝히면서 ‘한 잔씩 잔에 담아 파는 생맥주 또는 그 생맥주를 파는 맥줏집’이라고 설명한다. ‘호프=맥주’, 맞는 걸까. 텔레비전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독일인 미르야는 “호프집에서 맥주를 파는 모습에 놀랐었다”며 호프는 독일어로 ‘농장’이라고 했다. 그렇다. ‘호프’는 맥주가 아니고 농장(또는 ‘(큰)마당’)이다. ‘호프집’은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뮌헨을 비롯한 독일 맥줏집이 광장처럼 넓기에 ‘독일인들이 호프(마당·광장)에서 맥주 마시는 것’을 보고 만든 말일 것이다. 외래어로 받아들일 때 원뜻이 변해 ‘한 잔씩 담아 파는 생맥주’로 자리잡았다 해도 어원과 풀이는 제대로 밝혀야 한다. 독일어로 ‘농장, (넓은)마당, 광장’을 ‘생맥주’로 둔갑시킨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가 그래서 아쉽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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