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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5 09:08

자(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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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멀지 않은 앞날에는 은이 금보다 더 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붙이와 은붙이, 금은보화의 가치가 높은 까닭은 사려는 이가 팔려는 이보다 많아서이다. 희귀한 것은 ‘부르는 게 값’인 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 그래서인지 일상에는 쓸모없는 보물을 탐하다가 신세 망치는 이가 나오기도 한다. 얼마 전 서해 앞바다에 ‘해삼을 따러 갔다가’ 보물급 문화재를 도굴한 잠수부 등이 그렇다.

이들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알려진 보물은 ‘승자총통’. 오랜 세월 바닷속에 묻혀 있던 조선시대 화포 도굴 소식을 여러 방송은 이렇게 전했다. “이들이 도굴한 유물 중에는 임진왜란 때 사용됐던 승자총통[승자총통]도 포함돼 있었습니다”(ㅅ방송), “조선시대의 화약 무기 승자총통[-자--] 같은 보물급 문화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ㅇ케이블), “조선 전기 1583년에 제작된 길이 56㎝ 휴대용 화기, 승자총통[-자--]입니다”(ㅎ방송). 앵커와 취재기자만 [승자총통]이라 한 게 아니다. 방송 인터뷰에 나온 문화재 전문가도 “조선왕조실록에 보이는 승자총통[-자--]과 관련한 최초의 기사를…”이라 했으니까. “경찰이 압수한 것보다 4년 먼저 만들어진 승자총통[-짜--]입니다”(ㅁ방송)처럼 된소리로 발음한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 총통의 이름은 ‘[승자]’일까 ‘[승짜]’일까.

조선시대 총통의 이름에는 그 크기 순서에 따라서 천(天)·지(地)·현(玄)·황(黃) 등을 붙였다. ‘하늘 천(天)이 새겨진 총통’은 ‘천자총통’(天字銃筒)이고 발음은 [천짜총통]이다. 한자 자(字)는 낱말 첫머리가 아니면 된소리가 된다. 그래서 ‘지자총통’[-짜--], ‘현자총통’[-짜--], ‘황자총통’[-짜--] 그리고 승자총통(勝字銃筒)[-짜--]이다. [승자]는 ‘이긴 사람’(勝者). 나 어릴 적 담임교사는 [고문자](高文子) 선생님이고, 갑골문자 따위의 옛글자는 [고문짜](古文字)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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