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4 17:10

도시이름

조회 수 1335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시이름

“강 선생, 이번 말글살이 주제는 뭡니까.” 해외 출장지까지 일거리 짊어지고 온 내게 함께 길 떠나온 이가 한 말이다. 아, 이번주 주제? “이번주에 할 얘깃거리는 ‘이곳’의 이야기…”라 답했다. 여기 며칠 머무는 동안 나라와 도시 이름을 헷갈리는 이들을 여럿 보았기에 떠올린 글감이다. 이곳은 어디일까. 다음에 늘어놓은 조각 정보를 맞춰 함께 맞혀보자.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1600㎞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나라. 커피 생산량이 세계 1위인 브라질에 버금가는 나라. 미국과 프랑스, 중국과 전쟁을 치른 나라. 축구선수 박지성보다 ‘동방신기’의 인기가 훨씬 높은 나라. 고엽제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 최근에 스프래틀리(난사·쯔엉사) 군도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나라. 오토바이를 대리주차 시키는 나라. ‘안남미’의 고향이며 쌀국수 ‘퍼’로 유명한 나라. 월남이라 하기도 하는 이 나라는 베트남이다.

동남아 국가로는 드물게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이 나라의 공식 언어는 베트남어. 예전엔 한자와 비슷한 ‘쯔놈’을 썼지만, 프랑스 선교사가 로마자를 바탕으로 만든 ‘꾸옥응으’(國語)를 1945년 독립 이후 쓰고 있다. 성조(聲調)는 6성으로 문자 위 또는 아래에 삐침표, 물결표, 물음표, 삿갓표, 점표 따위를 더한다. 도시 이름도 역사 따라 바뀌었다. 베트남전쟁 당시 ‘월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은 통일된 뒤 독립운동을 이끈 정치가 이름을 딴 호찌민이 되었다. 호찌민의 로마자 표기는 ‘Ho Chi Minh’이지만 공항 코드는 사이공 때 그대로인 ‘SGN’이다. 이 때문인지 도시 이름을 헛갈리는 이가 적잖다.

2004년에 ‘동남아 3개국 외래어표기법’이 고시되었다. 현지 발음에 따른 된소리 표기(ㄲ, ㄸ, ㅃ)를 허용한 표기법이다. 이전 표기법의 일반 원칙을 적용한 ‘호치민’과 ‘붕타우’는 호찌민, 붕따우로 적는 게 맞다. 여름 휴양지로 인기 있는 타이의 섬은 그래서 ‘푸케트’나 ‘푸켓’이 아니라 푸껫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0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7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424
1280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바람의종 2012.11.23 24460
1279 맞고요, 맞구요 風磬 2006.09.09 16825
1278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608
1277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94
1276 망신 風文 2023.06.09 2070
1275 망둥어, 망둑어 / 간재미, 간자미 바람의종 2010.05.30 16947
1274 망년회(忘年會) 바람의종 2009.05.30 6031
1273 망년회 바람의종 2010.10.06 11092
1272 망나니 風磬 2006.11.26 8030
1271 맛탕, 마탕 바람의종 2010.11.25 11507
1270 맛빼기, 맛배기, 맛뵈기 바람의종 2009.08.07 10549
1269 맑다와 밝다 바람의종 2008.02.27 7014
1268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37
1267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509
1266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9000
1265 말째다 바람의종 2008.06.24 5952
1264 말짱 황이다 바람의종 2008.02.23 10429
1263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69
1262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581
1261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風文 2020.07.20 2401
1260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1600
1259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4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