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0 13:06

나들목 / 조롱목

조회 수 1276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들목 / 조롱목

나들이하기 좋은 철이다. 도시의 소음과 수많은 사람, 빌딩 숲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려면 교통 혼잡을 겪어야 할 때가 있다. 여기저기 차가 밀리고 길이 막히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 정체와 지체 원인은 차선 ‘도색 작업’이나 ‘병목 현상’, 무리한 ‘차선 변경’에 따른 접촉사고 등 여러 가지. 갑갑한 교통 상황에서 ‘차선 도색’ ‘병목’ ‘차선 변경’이란 표현과 마주치면 더 답답해진다.

‘차선도색작업중’(車線塗色作業中). 한자까지 병기된 안내판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보았다. ‘차선 도색’은 우리말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뒤늦게 오른 도색은 색칠·채색과 같은 뜻이다. 차선 도색은 그러니까 ‘차선을 색칠한다’는 표현이 된다. 도로에 선을 긋고 안내 표시를 새기는 작업은 ‘차선 긋기 작업’이나 ‘노면 표시 작업’이라 해야 제 뜻을 담아낸다.

병목 현상은 ‘도로의 폭이 병목처럼 갑자기 좁아진 곳에서 일어나는 교통 정체 현상’(<표준국어대사전>)이다. 병목과 함께 같은 뜻인 조롱목(조롱 모양처럼 된 길목)을 쓰면 어떨까. 병목(甁-)은 보틀넥(bottleneck)을 직역한 낱말이니 토박이말 살려 쓰자는 뜻이다. 인터체인지를 다듬은 나들목과 짝을 이루니 더 좋고. 차선(line)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이고 차로(lane)는 ‘찻길’로 차가 다니는 길이다. “운전자가 차선 변경을 하며 신경전을…”(ㅁ방송 뉴스)은 ‘…차로 변경…’으로 해야 맞다.

경찰이 3색 화살표 신호등 도입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새로운 교통신호 체계 도입이 시민 생활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교통은 서로 잘 오고 가게 하는 것이니 교통 정책을 잘 세우고 제대로 펴나가려면 이번 결정처럼 여론과 소통해야 한다. 교통 용어도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정확한 표현으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67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13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045
2182 쉐보레 유감 바람의종 2011.10.25 10151
2181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23
2180 방금 바람의종 2011.10.27 8770
2179 공공칠 바람의종 2011.11.10 10956
» 나들목 / 조롱목 바람의종 2011.11.10 12767
2177 ‘말밭’을 가꾸자 바람의종 2011.11.11 8843
2176 사리 바람의종 2011.11.11 9832
2175 디엠제트 바람의종 2011.11.13 11706
2174 정보무늬 바람의종 2011.11.13 12410
2173 도시이름 바람의종 2011.11.14 13316
2172 복약 설명서 바람의종 2011.11.14 10977
2171 겨울올림픽 바람의종 2011.11.15 8806
2170 자(字) 바람의종 2011.11.15 10728
2169 가(價) 바람의종 2011.11.16 9206
2168 육상대회 바람의종 2011.11.16 11095
2167 짜장면과 오뎅 바람의종 2011.11.17 11281
2166 볏과 벼슬 바람의종 2011.11.17 11584
2165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123
2164 훈민정음 반포 565돌 바람의종 2011.11.20 14588
2163 에프원(F1) 바람의종 2011.11.21 8965
2162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225
2161 퍼센트포인트 바람의종 2011.11.24 133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