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0 13:06

나들목 / 조롱목

조회 수 12791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들목 / 조롱목

나들이하기 좋은 철이다. 도시의 소음과 수많은 사람, 빌딩 숲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려면 교통 혼잡을 겪어야 할 때가 있다. 여기저기 차가 밀리고 길이 막히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 정체와 지체 원인은 차선 ‘도색 작업’이나 ‘병목 현상’, 무리한 ‘차선 변경’에 따른 접촉사고 등 여러 가지. 갑갑한 교통 상황에서 ‘차선 도색’ ‘병목’ ‘차선 변경’이란 표현과 마주치면 더 답답해진다.

‘차선도색작업중’(車線塗色作業中). 한자까지 병기된 안내판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보았다. ‘차선 도색’은 우리말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뒤늦게 오른 도색은 색칠·채색과 같은 뜻이다. 차선 도색은 그러니까 ‘차선을 색칠한다’는 표현이 된다. 도로에 선을 긋고 안내 표시를 새기는 작업은 ‘차선 긋기 작업’이나 ‘노면 표시 작업’이라 해야 제 뜻을 담아낸다.

병목 현상은 ‘도로의 폭이 병목처럼 갑자기 좁아진 곳에서 일어나는 교통 정체 현상’(<표준국어대사전>)이다. 병목과 함께 같은 뜻인 조롱목(조롱 모양처럼 된 길목)을 쓰면 어떨까. 병목(甁-)은 보틀넥(bottleneck)을 직역한 낱말이니 토박이말 살려 쓰자는 뜻이다. 인터체인지를 다듬은 나들목과 짝을 이루니 더 좋고. 차선(line)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이고 차로(lane)는 ‘찻길’로 차가 다니는 길이다. “운전자가 차선 변경을 하며 신경전을…”(ㅁ방송 뉴스)은 ‘…차로 변경…’으로 해야 맞다.

경찰이 3색 화살표 신호등 도입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새로운 교통신호 체계 도입이 시민 생활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교통은 서로 잘 오고 가게 하는 것이니 교통 정책을 잘 세우고 제대로 펴나가려면 이번 결정처럼 여론과 소통해야 한다. 교통 용어도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정확한 표현으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534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6850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7Nov
    by 바람의종
    2011/11/27 by 바람의종
    Views 13881 

    앙갚음, 안갚음

  5.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9726 

    사회 지도층

  6.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12793 

    수능 듣기평가

  7. No Image 24Nov
    by 바람의종
    2011/11/24 by 바람의종
    Views 12311 

    처리뱅이

  8. No Image 24Nov
    by 바람의종
    2011/11/24 by 바람의종
    Views 13397 

    퍼센트포인트

  9. No Image 21Nov
    by 바람의종
    2011/11/21 by 바람의종
    Views 13262 

    호프

  10. No Image 21Nov
    by 바람의종
    2011/11/21 by 바람의종
    Views 8981 

    에프원(F1)

  11. No Image 20Nov
    by 바람의종
    2011/11/20 by 바람의종
    Views 14645 

    훈민정음 반포 565돌

  12. No Image 20Nov
    by 바람의종
    2011/11/20 by 바람의종
    Views 11139 

    시들음병/시듦병

  13. No Image 17Nov
    by 바람의종
    2011/11/17 by 바람의종
    Views 11589 

    볏과 벼슬

  14. No Image 17Nov
    by 바람의종
    2011/11/17 by 바람의종
    Views 11293 

    짜장면과 오뎅

  15. No Image 16Nov
    by 바람의종
    2011/11/16 by 바람의종
    Views 11095 

    육상대회

  16. No Image 16Nov
    by 바람의종
    2011/11/16 by 바람의종
    Views 9291 

    가(價)

  17. No Image 15Nov
    by 바람의종
    2011/11/15 by 바람의종
    Views 10743 

    자(字)

  18. No Image 15Nov
    by 바람의종
    2011/11/15 by 바람의종
    Views 8830 

    겨울올림픽

  19. No Image 14Nov
    by 바람의종
    2011/11/14 by 바람의종
    Views 10986 

    복약 설명서

  20. No Image 14Nov
    by 바람의종
    2011/11/14 by 바람의종
    Views 13346 

    도시이름

  21. No Image 13Nov
    by 바람의종
    2011/11/13 by 바람의종
    Views 12430 

    정보무늬

  22. No Image 13Nov
    by 바람의종
    2011/11/13 by 바람의종
    Views 11729 

    디엠제트

  23. No Image 11Nov
    by 바람의종
    2011/11/11 by 바람의종
    Views 9849 

    사리

  24. No Image 11Nov
    by 바람의종
    2011/11/11 by 바람의종
    Views 8914 

    ‘말밭’을 가꾸자

  25. No Image 10Nov
    by 바람의종
    2011/11/10 by 바람의종
    Views 12791 

    나들목 / 조롱목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