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05.01 14:24

끊기다

조회 수 12313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끊기다

입춘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던 한파도 한풀 꺾였다. 강추위 뒤끝에 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봄 느낌을 안고 있다. 혹한 탓에 전기도 끊기고 수돗물도 끊길 만큼 이 겨울은 참 추웠다.

지난달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날씨 탓에 멈춰서는 사고가 있었다. “연이은 한파가 계속되면서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의 금속지지대가 수축되어서” 발생했다고 서울메트로 쪽은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한 어떤 방송기자는 “지하철 운행이 [끈겨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둔 세밑에 수돗물 공급이 끊긴 일도 있었다. 서울 강북정수장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대형 상수도관이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터져 발생한 일이다. “수돗물 공급이 [끈기면서] 설을 앞두고 해당 지역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도 전파를 탔다.

이어져 있던 것을 떨어지게 하거나 공급하던 것을 중단하는 ‘끊다’의 발음은 [끈타], ‘끊다’의 피동사 ‘끊기다’의 발음은 [끈키다]이다.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표준발음법 12항)

봄의 문턱 입춘이 지났으니 새싹 돋는 우수, 개구리 겨울잠 깨는 경칩이 머지않다. 동장군이 물러가면 ‘연분홍 치마 휘날리는’ 봄바람이 불 것이다. 봄바람 불면 지하철도 수도관도 추위 때문에 끊길[끈킬] 일 없을 거다. 새봄이 오면 ‘대동강 물 풀리듯’ 정치판에 끊겨[끈켜] 있던 언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6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33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988
2204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3169
2203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526
2202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9069
2201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79
2200 애먼 바람의종 2010.11.21 12039
2199 보전과 보존 바람의종 2010.11.25 17464
2198 국으로 바람의종 2010.11.25 10971
2197 열릴 예정이다 바람의종 2010.11.26 10644
2196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88
2195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81
2194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985
2193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바람의종 2010.12.19 17339
2192 전송과 배웅 바람의종 2010.12.19 13292
2191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65
2190 아무개 바람의종 2011.01.30 12780
2189 신장이 좋다? 바람의종 2011.01.30 11322
2188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657
» 끊기다 바람의종 2011.05.01 12313
2186 센티 바람의종 2011.05.01 13455
2185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바람의종 2011.05.01 9583
2184 만무방 바람의종 2011.05.01 9943
2183 언니와 학부형 바람의종 2011.10.25 896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