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01.30 18:30

아무개

조회 수 12740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무개

아무개 아나운서 맞지요?

어느 날 택시 기사가 뜬금없이 내게 건넨 한마디. 방송 잘 듣고 있다, 요즘은 어떤 방송을 하느냐 따위의 말이 이어졌다. 온종일 라디오를 벗하며 사는 택시 기사이니 손님이 누구인지 목소리만으로 알아채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내 이름 석 자까지 아는 기사 아저씨, 왜 ‘강 아나운서’가 아닌 ‘아무개 아나운서’라 했을까.

뉴스를 할 때, 특히 사건 사고 소식을 전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인 ‘모 씨’를 나는 ‘아무개 씨’라 했기에 그랬다. 일테면 ‘고속도로 삼중 추돌 사고로 운전자인 김 모 씨가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박 모 씨 등 두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는 ‘… 김 아무개 씨가 … 박 아무개 씨 등 …’으로 말이다. 내가 ‘모 씨’를 ‘아무개 씨’로 전한 이유는 한자말보다 토박이말을 앞세워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특정 성씨의 경우 뜻하지 않게 조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김씨, 이씨에 이어 셋째로 많은 성씨인 박씨가 그렇다. ‘박 모 씨’의 소릿값은 [방모씨]. 기사에서 익명 처리한 ‘박 씨’가 방송 뉴스에서는 ‘방 씨’가 되기도 한다. ‘박 아무개’와 ‘방 아무개’로 하면 헷갈릴 일이 없지 않은가. 이런 까닭에 나는 한동안 ‘아무개’를 고집했다.

말과 글은 하나이면서 그렇지 않기도 하다. 방송말은 뉴스 원고와 구성 대본 같은 글이 바탕이어도 전달은 말로 한다. 소릿값을 제대로 따져 바르게 발음하는 것은 프로그램에 담긴 메시지와 뉴스의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토대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2092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843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3673
    read more
  4. 언니와 학부형

    Date2011.10.25 By바람의종 Views8921
    Read More
  5. 만무방

    Date2011.05.01 By바람의종 Views9895
    Read More
  6.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Date2011.05.01 By바람의종 Views9529
    Read More
  7. 센티

    Date2011.05.01 By바람의종 Views13377
    Read More
  8. 끊기다

    Date2011.05.01 By바람의종 Views12270
    Read More
  9. 있으매와 있음에

    Date2011.01.30 By바람의종 Views12570
    Read More
  10. 신장이 좋다?

    Date2011.01.30 By바람의종 Views11275
    Read More
  11. 아무개

    Date2011.01.30 By바람의종 Views12740
    Read More
  12. 곶감, 꽃감, 꽂감

    Date2011.01.30 By바람의종 Views12514
    Read More
  13. 전송과 배웅

    Date2010.12.19 By바람의종 Views13216
    Read More
  14.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Date2010.12.19 By바람의종 Views17150
    Read More
  15. 12바늘을 꿰맸다

    Date2010.12.19 By바람의종 Views12766
    Read More
  16. 구메구메

    Date2010.11.26 By바람의종 Views10724
    Read More
  17. 안팎

    Date2010.11.26 By바람의종 Views11630
    Read More
  18. 열릴 예정이다

    Date2010.11.26 By바람의종 Views10618
    Read More
  19. 국으로

    Date2010.11.25 By바람의종 Views10944
    Read More
  20. 보전과 보존

    Date2010.11.25 By바람의종 Views17291
    Read More
  21. 애먼

    Date2010.11.21 By바람의종 Views11980
    Read More
  22. 선소리

    Date2010.11.21 By바람의종 Views12109
    Read More
  23. 거절과 거부

    Date2010.11.16 By바람의종 Views8990
    Read More
  24. 시치미를 떼다

    Date2010.11.16 By바람의종 Views15358
    Read More
  25. [re] 시치미를 떼다

    Date2010.11.17 By바람의종 Views1296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