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01.30 18:27

곶감, 꽃감, 꽂감

조회 수 12563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꽂감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을 64층으로 증축하였다면 그 빌딩의 이름을 어떻게 해야 할까? 숫자는 건물의 층수를 나타내므로 ‘64빌딩’으로 해야 하나, 63이라는 숫자는 층수의 의미에서 벗어나 그 건물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므로 층수에 관계없이 ‘63빌딩’으로 해야 하나. 두 안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다.

“이밖에 유자향이 나는 볼펜과 당근을 꽂감처럼 말랑말랑하게 만든…”

중앙 일간지 기사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사전은 ‘곶감’을 “껍질을 벗기고 꼬챙이에 꿰어서 말린 감”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곶감’은 ‘곶+감’으로 된 복합어다. ‘곶’은 ‘곶다’의 어간이고 ‘곶다’는 ‘꽂다’의 옛말이다. 그래서 ‘곶감’은 ‘곶은 감’이다. 한때 ‘먹거리’라는 말이 조어법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있었듯이 우리말에는 ‘곶은 감’을 ‘곶감’이라는 복합어로 만드는 기능이 있다. ‘늦잠, 접바둑, 익반죽’ 등 수많은 예가 있다. 그런데 ‘곶다’는 현대어에서 ‘꽂다’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곶다’를 말밑으로 하는 ‘곶감’도 ‘꽂감’으로 바꾸어 써야 할까? 그렇게 바꾸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곶감’은 하나의 단어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꽂다’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의 곶감은 꼬챙이로 꽂지도 않으므로 굳이 ‘꽂다’를 따를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언어대중은 ‘꽂감’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글말에서는 대부분 ‘곶감’으로 쓰고, 사전도 ‘꽂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문은 ‘곶감’으로 쓰는 것이 옳겠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81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30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201
1258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776
1257 ~에 있어서 바람의종 2009.02.10 6964
1256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918
1255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622
1254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407
1253 모밀국수 바람의종 2009.02.12 6335
1252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492
1251 욕지거리. 욕지기 바람의종 2009.02.14 9971
1250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2247
1249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900
1248 무더위 바람의종 2009.02.17 6609
1247 울궈먹다 바람의종 2009.02.17 11445
1246 귀절 / 구절 바람의종 2009.02.17 11031
1245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바람의종 2009.02.18 8721
1244 그슬리다, 그을리다 바람의종 2009.02.18 11096
1243 ~의, ~와의 바람의종 2009.02.18 7470
1242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300
1241 딸리다, 달리다 바람의종 2009.02.19 8958
1240 염두하지 못했다 / 마침맞다 바람의종 2009.02.19 7487
1239 꺽다 바람의종 2009.02.20 8714
1238 그대 있음에 바람의종 2009.02.20 8149
1237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09.02.20 129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