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2.19 14:01

12바늘을 꿰맸다

조회 수 12993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2바늘을 꿰맸다

의존명사 중에 ‘단위명사’라는 것이 있다. 수효나 분량 등의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를 이른다. ‘돼지고기 한 근, 두부 한 모, 사과 한 접’에서 ‘근, 모, 접’이 단위명사다. 단위명사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명사라도 무엇을 세는 단위로 쓰일 수 있으면 단위명사가 될 수 있다. ‘상자, 병, 가마니’ 등도 단위명사가 될 수 있다.

곡식의 분량을 나타내는 단위명사로 ‘말, 되, 홉, 작’ 등이 있고 연탄의 수량을 나타내는 ‘장’이 있다. 길고 가느다란 물건이 한 줌에 들어올 만한 양을 ‘모숨’, 조기를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두름’, 북어 스무 마리를 ‘쾌’라고 한다. 신발에는 ‘켤레’, 직물 두루마리에는 ‘필’, 과일에는 ‘접’이 쓰인다. 외래어인 미터/킬로미터, 그램/킬로그램, 리터/데시리터, 아르/헥타르 등도 우리가 일상으로 쓰는 단위명사다. 단위명사를 정확하게 사용하면 말맛이 살아난다. 연탄을 ‘한 개’라고 해도 통하지만 ‘한 장’이라고 하면 말이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농구 시합 중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입술을 부딪혀 12바늘을 꿰맸다.”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상처를 꿰맨 단위로 ‘바늘’을 썼다. 실을 꿴 바늘로 한 번 뜬 자국을 ‘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12땀을 꿰맸다’고 해도 괜찮을 법하다. 사전은 이런 뜻의 ‘바늘’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언중은 상처를 꿰맨 단위로 ‘땀’을 쓰지 않고 ‘바늘’로 통일해 쓰고 있다. 사전이 ‘바늘’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47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06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787
2204 검불과 덤불 바람의종 2009.07.24 7759
2203 아시저녁·아시잠 바람의종 2008.01.31 7760
2202 근낭 가디! file 바람의종 2010.02.12 7762
2201 솔찮이 짚어(깊어)! 바람의종 2009.08.05 7763
2200 예비 바람의종 2008.04.28 7764
2199 꼬시다 바람의종 2008.10.29 7764
2198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766
2197 방울새 바람의종 2009.09.07 7768
2196 돌림꾼 바람의종 2009.09.29 7769
2195 빨치산 바람의종 2008.02.14 7769
2194 술이홀과 파주 바람의종 2008.04.22 7770
2193 상무성 바람의종 2010.09.29 7771
2192 혈혈단신 바람의종 2007.12.24 7772
2191 두사부일체 (일체/일절) 바람의종 2008.04.23 7774
2190 가겠소 / 가겠오 바람의종 2009.02.07 7774
2189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776
2188 칼라, 컬러 바람의종 2009.04.09 7777
2187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780
2186 아나고 바람의종 2008.02.16 7780
2185 즐겁다, 기쁘다 바람의종 2008.10.13 7781
2184 으디 갔습메? 바람의종 2009.03.26 7787
2183 돌림말 바람의종 2009.09.26 77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