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11 22:26

날으는 자동차

조회 수 1050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날으는 자동차

용언(동사, 형용사)은 어미 활용의 규칙성에 따라 규칙용언과 불규칙용언으로 나뉜다. 불규칙용언 중 어간의 끝소리 ‘ㄹ’이 ‘ㄴ, ㄹ, ㅂ, 시, 오’ 앞에서 탈락하는 용언을 ‘리을불규칙용언’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행 학교 문법에서는 리을불규칙용언을 인정하지 않고 규칙용언으로 보고 있다. 어간 끝소리 ‘ㄹ’이 ‘ㄴ, ㄹ, ㅂ, 시, 오’ 앞에서는 예외 없이 모조리 탈락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규칙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간 끝소리 ‘ㅡ’에 ‘아, 어’로 시작되는 어미가 이어지면 ‘ㅡ’가 모조리 탈락하므로 ‘으불규칙용언’도 마찬가지 이유로 불규칙용언에서 제외하였다.

“2011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날으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날으는’은 ‘날다’의 어간 ‘날’에 어미 ‘는’이 이어지면서 매개모음 ‘으’가 삽입된 꼴이다. 규정에 맞는 꼴은 ‘ㄹ’이 탈락한 형태인 ‘나는’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대중의 언어생활에서 ‘나는’으로 쓰이는 경우는 잦지 않고 대부분 ‘날으는’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들다, 가늘다, 찌들다, 절다’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외면해버린 규칙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물론 어문 규정이 대중의 입만 따라다닐 수는 없다. 잠시 잘못 쓰이다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으는’과 같은 꼴은 오랜 세월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과 ‘날으는’ 두 활용형을 함께 인정하는 것이 어떨까?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9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57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397
2226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8044
2225 떠벌리다/떠벌이다 바람의종 2009.03.17 10693
2224 넉넉지/넉넉치 바람의종 2009.03.17 14650
2223 나래, 내음, 뚝방길 바람의종 2009.03.16 8129
2222 독립과 해방 바람의종 2009.03.16 7005
2221 혼신을 쏟다 바람의종 2009.03.16 7932
2220 납량 바람의종 2009.03.14 6886
2219 ~에 의해 바람의종 2009.03.14 7055
2218 올갱이, 다슬기 바람의종 2009.03.14 11203
2217 일사불란 / 사달 / 사단 바람의종 2009.03.08 11816
2216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289
2215 성과 이름 바람의종 2009.03.08 7560
2214 삼복더위 바람의종 2009.03.04 8196
2213 눈살, 등쌀 바람의종 2009.03.04 7534
2212 방짜 유기 바람의종 2009.03.04 8287
2211 호칭과 예절 바람의종 2009.03.03 8954
2210 울돌목 / 노들강변 바람의종 2009.03.03 6708
2209 싹쓸바람 바람의종 2009.03.03 7014
2208 사족 / 사죽 바람의종 2009.03.01 7693
2207 덧글, 답글, 댓글 1 바람의종 2009.03.01 7481
2206 '식해(食)'와 '식혜(食醯)' 바람의종 2009.02.22 7701
2205 장마비, 장맛비 / 해님, 햇님 바람의종 2009.02.22 132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