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0.04 18:39

커피샵

조회 수 1163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커피샵

우리가 쓰는 말에는 고유어가 있고 외래어가 있다. 본디부터 있던 우리말이나 그 말들이 어우러져 새로 만들어진 말이 고유어이고,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말이 외래어다. 하늘·땅·바다 등이 고유어이고, 피아노·텔레비전·택시 등이 외래어다. 우리말에서 한자어는 딱히 외래어라고 하기 어렵다. 쓰임의 역사가 길고, 우리가 만들어 쓰는 한자어도 있기 때문이다. 이숭녕 선생은 생전에 한자어를 준고유어라고 했다.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외국어를 받아들여 우리말로 삼은 이상, 그 말의 씀씀이는 더 이상 외국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말 체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서울 강남의 고즈넉한 커피샵에서 만난 그녀는 톱스타와 아줌마의 양극단을 경험하고…”

스포츠지 기사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외래어표기법 규정에 맞게 적으면 ‘커피샵’은 ‘커피숍’이다. 우리는 영어 단어 ‘shop’을 우리말로 받아들여 ‘숍’이란 이름으로 호적에 올렸다. 이 말의 본고장인 영국이나 미국에서 이 말의 발음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우리의 ‘숍’은 언제나 ‘숍’이다. 우리가 바꾸지 않는 이상.

그런데 문자 매체에서는 비교적 ‘커피숍’으로 바르게 적고 있지만, 전파 매체에서는 ‘커피샵’을 선호한다. 이런 말은 주로 본토 발음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퍼뜨리고 있다. 자기의 영어 실력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탑텐’이 ‘톱텐’보다 반짝이는 말인가. 영어 실력 자랑하려다가 자칫 제 나라 말에 서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4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88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829
1214 살코기 바람의종 2009.10.08 7580
1213 고개인사 바람의종 2008.07.16 7578
1212 고래 file 바람의종 2010.01.08 7573
1211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570
1210 혈혈단신 바람의종 2007.12.24 7565
1209 까마귀 바람의종 2009.02.19 7562
1208 바늘방석 風磬 2006.11.26 7561
1207 예비 바람의종 2008.04.28 7560
1206 무더위 바람의종 2010.07.09 7557
1205 미래시제 바람의종 2008.01.16 7556
1204 '식해(食)'와 '식혜(食醯)' 바람의종 2009.02.22 7556
1203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555
1202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554
1201 바꼈다 바람의종 2008.09.03 7553
1200 태백산과 아사달 바람의종 2008.01.21 7551
1199 평가하다, 때문에 바람의종 2008.11.21 7550
1198 불티나다 風磬 2006.12.23 7549
1197 바바리 바람의종 2009.03.23 7542
1196 복구 / 복원 바람의종 2012.07.02 7539
1195 감로수 바람의종 2007.05.29 7534
1194 드셔 보세요 바람의종 2008.03.13 7532
1193 코끼리 바람의종 2008.09.07 75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