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9.29 18:49

세상은 아직…

조회 수 7495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세상은 아직…

말에서 언어 대중, 크게는 인간 사회의 집단의식 같은 것이 발견될 때가 있다. 이때의 집단의식은 집단무의식이라고 해도 별 관계가 없다. 어쩌면 경계쯤에 있는 의식이 아닐까 싶다. 훈훈한 인간의 정이 느껴지는 소식을 전할 때 곧잘 쓰는 ‘세상은 아직’이라는 말에서 ‘아직’이라는 부사는 훈훈한 느낌을 싹 가시게 하는 말이다. 오싹한 느낌을 주는 말이지만 관용적으로 쓰이면서 그렇고 그런 말로 받아들여진다. 자기도 별로 넉넉지 못한 처지에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도와온 한 소시민의 선행 사실을 전할 때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다”라는 말이 섞이는 것은 낯설지 않다.

“세상에는 아직 온정이 남아 있다.” 중앙 일간지에 실린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세상은 살 만한 곳이고 세상에 온정이 남아 있다면 인간 사회는 희망적이다. 그런데 왜 ‘아직’일까?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고 세상에는 아직 온정이 남아 있지만, 언젠가는 살 만한 곳이 못 되게 되고 언젠가는 온정이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의식이 ‘아직’이라는 부사에 실려 있다. 학문이나 기술의 발전과는 관계없이 인간성이라는 것은 말라가고 있고, 그래서 세상은 언젠가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의식이 말 속에 스며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의식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5964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747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4Sep
    by 바람의종
    2010/09/04 by 바람의종
    Views 10000 

    그을리다와 그슬리다

  5. No Image 04Sep
    by 바람의종
    2010/09/04 by 바람의종
    Views 11931 

    황소바람

  6. No Image 05Sep
    by 바람의종
    2010/09/05 by 바람의종
    Views 13424 

    초를 치다

  7. No Image 05Sep
    by 바람의종
    2010/09/05 by 바람의종
    Views 8736 

    까치설날

  8.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11748 

    서툴러와 서툴어

  9.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8396 

    빈소와 분향소

  10.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10/09/29 by 바람의종
    Views 7844 

    경범죄 위반

  11.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10/09/29 by 바람의종
    Views 7747 

    상무성

  12.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10/09/29 by 바람의종
    Views 7495 

    세상은 아직…

  13.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10/09/29 by 바람의종
    Views 11112 

    말머리아이

  14.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10/10/04 by 바람의종
    Views 11732 

    커피샵

  15.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10/10/04 by 바람의종
    Views 12421 

    주먹구구

  16.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10/10/04 by 바람의종
    Views 10593 

    조리다와 졸이다

  17. No Image 06Oct
    by 바람의종
    2010/10/06 by 바람의종
    Views 15075 

    홍일점

  18. No Image 06Oct
    by 바람의종
    2010/10/06 by 바람의종
    Views 9782 

    탓과 덕분

  19. No Image 06Oct
    by 바람의종
    2010/10/06 by 바람의종
    Views 9274 

    책갈피

  20.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10/10/11 by 바람의종
    Views 6566 

    “돈이 남으십니다”

  21.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10/10/11 by 바람의종
    Views 7844 

    몇과 수

  22.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10/10/11 by 바람의종
    Views 7949 

    늦깎이

  23.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10/10/13 by 바람의종
    Views 11081 

    올림과 드림

  24.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10/10/13 by 바람의종
    Views 11038 

    구명과 규명

  25. No Image 16Oct
    by 바람의종
    2010/10/16 by 바람의종
    Views 10389 

    예산 타령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57 Next
/ 157